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내년 3월까지 뮤추얼펀드와 투자신탁 상품 조항을 변경하기 위한 관련 규제안을 발표하고 업계의 의견을 받기로 했다. 새로 마련된 방안에는 펀드운용사나 신탁회사·관리인의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파생상품 증권대출과 환매조건부채권(RP)·역환매조건부채권(역RP)를 거래할 때 안전장치를 보다 엄격히 적용하는 규정도 포함됐다. SFC는 이번 예비 규제안이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와 같은 글로벌 시장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홍콩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0월 말 기준 중국 투자자들이 사들인 홍콩주식 규모는 8,000억홍콩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2014년 130억달러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홍콩증시상품 규제강화 왜
금융시장 리스크 차단 선제대응
中 본토증시 떠받치기 의도도
중국 당국이 홍콩증시 상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과도한 투자 열기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리스크를 사전에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홍콩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본토증시를 떠받치려는 뜻이 담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금융당국은 최근 중국 본토금융사와 투자기관들이 홍콩 금융업체 인수에 나서며 펀드 산업에 앞다퉈 뛰어들자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SFC는 앞서 펀드운용사, 금융자문 업체 등에 ‘책임 경영인’ 제도를 도입해 관련 기관 경영진에게 엄격한 자격 제한을 가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홍콩증시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의 신규 승인도 중단했다.
SCMP는 이번 조치에 대해 홍콩 투자 자체를 막기보다 홍콩증시 과열에서 빚어질 수 있는 중국 시장의 급변동 가능성을 사전에 억제하려는 조치로 해석했다. 2015년 상반기 중국증시 급등 이후 폭락장세를 경험했던 중국 당국이 홍콩증시의 과열 분위기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는 뜻이다. 홍콩 항셍지수는 지난달까지 21개월 연속 상승하며 3만선을 돌파한 후 최근 조정을 받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 들어 상하이와 선전 등 중국 본토증시가 상대적으로 홍콩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투자자금의 지속적인 본토 이탈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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