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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운명의 날 D-2] 辛, 실형 선고 땐 中롯데마트 매각, 동남아 진출 줄줄이 제동

"신 회장 체제 막 자리 잡았는데"

내부선 1심 선고 앞두고 긴장







신동빈 롯데 회장의 선고공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롯데그룹 내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 가능성을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만에 하나 벌어질 수 있는 ‘총수 부재’ 상황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는 22일 신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서미경씨 등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 비리 혐의에 대해 1심을 선고한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신 회장과 신 총괄회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 신 이사장과 서미경씨에 대해서는 징역 7년, 신 전 부회장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운명의 선고일’을 앞두고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무죄 선고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고 신 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검찰 구형이 가볍지 않은 만큼 불안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선고공판을 앞둔 만큼 재판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재판부를 자극할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언급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될 경우 롯데그룹이 맞게 될 혼란과 위기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끝나고 이제 막 신 회장 중심체제가 확립되는 과정에서 리더십 부재 사태가 발생하는 만큼 그룹 경영체제의 혼란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 시절부터 롯데는 다른 그룹보다 특히 더 중앙 집권적 측면이 강했다”며 “신 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그룹을 전문경영인 중심체제로 변화시키고 있지만 이제 시작 단계라는 것이 불안 요소”라고 지적했다.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게 돼 ‘영어의 몸’이 되면 추진 중인 굵직한 현안들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당장 정부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를 제공한 탓에 중국의 보복성 조치를 당했던 롯데마트의 중국 사업 매각 건은 상당 기간 지연이 예상된다.



또 중국을 대신해 신시장으로 개척 중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인도 등 동남아시아에서의 대규모 투자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현재 롯데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4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납사분해시설(NCC)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베트남에서도 ‘에코스마트시티’ ‘롯데몰 하노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와 미얀마 식품산업 진출과 미국에서는 35억달러 규모의 에탄분해시설(ECC)을 건설 중이다. 지난해 롯데그룹의 해외 매출액(11조6,000억원)의 절반 이상이 동남아 지역에서 발생했다. 그런 만큼 동남아 등 핵심 해외사업이 차질을 빚을 경우 롯데의 미래가 시계 제로에 놓일 수 있다.

앞서 롯데는 지난 10월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푸드·롯데칠성 등 유통·식품 계열사를 묶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현재 롯데지주(004990)는 국내 계열사 91개 중 40여개 기업만 편입한 상태다. 롯데호텔을 정점으로 롯데물산과 롯데케미칼로 이어지는 또 다른 계열사들은 여전히 일본 롯데홀딩스의 영향 아래 있는데 일본 롯데의 입김을 막고 있는 이가 바로 신 회장이다. 하지만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게 되면 이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아울러 일본 롯데의 지배력 약화를 위해 추진 중인 호텔롯데 상장도 기약 없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호텔롯데도 사드 사태에 따른 실적 악화로 올해 계획했던 상장이 연기됐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일본인 경영진이 신 회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또 다른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최근 신 전 부회장의 부인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주주인 광윤사(光潤社)의 등기이사로 선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실형을 받아 영향을 상실할 경우 대안으로 떠오를 개연성도 없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 신 회장은 일본으로 자주 건너가 일본 주주들을 다독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대한스키협회장 자격으로 스위스 세계스키연맹(FIS) 집행위원 회의에 참석한 뒤 곧바로 귀국하지 않고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롯데 핵심 경영자들 모두가 자리를 비우는 초유의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검찰은 신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소진세 롯데 사회공헌위원장과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에 대해서도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경영자도 문제가 생기면 SK그룹(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비상경영)이나 한화그룹(원로경영인 중심 비상경영)과 달리 롯데는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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