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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한병구 DHL코리아 대표 "1,230명 직원과 소통 위해 프로필 담은 책 끼고 살아요"

수평적 관계 최우선, 스킨십 경영

'일하기 좋은 기업' 4년 연속 선정

DHL코리아의 기업문화에 대해 설명하는 한병구 대표. /권욱기자




한병구 DHL코리아 대표이사는 업무 중에도 습관처럼 책을 펼친다. 사전보다 두꺼워 보이는 이 책은 사실 단행본 책이 아니라 1,230명에 이르는 전 직원의 얼굴과 그들의 간단한 정보를 묶어놓은 파일이다. 한 대표는 “지난 2006년까지 타이어회사인 굿이어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사장으로 7년간 태국 생활을 했다. 아무래도 직원들 얼굴과 이름을 외우기 힘드니 신상명세를 간단하게 담은 파일을 그때 처음 만들어봤는데 DHL코리아에 와서도 똑같이 하면서 6개월에 한 번씩 업데이트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직원 중 누가 승진을 하거나 상을 받는다거나 할 때 저도 그 직원이 어떤 친구인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하잖아요. 숫자에 관심이 많아서 회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DHL코리아는 미국 컨설팅업체인 GPTW(Great Place to Work Institute) 한국지사가 매년 선정하는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올해까지 4년 연속 선정됐다. 한 대표는 ‘대한민국 존경받는 CEO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이 밖에도 에이온휴잇이 주관하는 ‘한국 최고의 직장’ 시상식에서 올해 본상과 여성을 위한 최고 직장 2개 부문의 트로피를 들기도 했다. 지난해는 같은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DHL코리아 본사와 한 대표의 집무실에는 이렇게 기업문화와 관련한 트로피가 수십 개나 진열돼 있다.

한 대표는 “특송 회사라서 제시간에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면 한 번에 끝낼 일을 두세 번에 어렵게 해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다”며 “직원들과의 적극적이고 수평적인 소통을 최우선으로 삼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타운홀 미팅’과 ‘스킵 레벨 런치’는 DHL코리아의 기업문화를 대표한다. 타운홀 미팅은 분기에 한 번씩 한 대표 등 임원진이 전국 22개 서비스센터를 찾아가 매출부터 고객행사 등 회사의 세세한 상황과 각 부서의 이슈를 브리핑하는 전통이다. 스킵 레벨 런치는 말 그대로 계급장 떼고 간단한 점심을 나누는 자리다. 직원들은 직속상관을 ‘스킵’하고 사장과 샌드위치를 먹으며 소통한다. 한 대표가 도입한 이 제도는 직원들의 호응 속에 7년째 계속되고 있다. 한 대표는 “DHL코리아의 기업문화는 존중과 결과(Respect&Result)다.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직원들은 회사의 현 상황에 대해 경영진으로부터 직접 정보를 공유 받을 수 있어서 좋고 경영진은 현장 직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습관이 돼서인지 우리 직원들은 사장이랑 얘기할 때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한 대표가 가장 즐겨 찾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기업정보를 공유하는 ‘잡플래닛’과 직장인들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다. 그는 “어느 회사의 어떤 문화에 직원들이 열광하는지, 또 반대로 싫어하는지 잘 알아야 우리 기업문화도 계속 개선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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