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500달러 이상의 고가 TV 판매 중 절반가량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 TV 시장에서 OLED TV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는 것으로 내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18)를 기점으로 OLED TV 제조 업체 간의 ‘차별화’ 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OLED TV 판매 비중이 올해 3·4분기 누적 기준으로 43.5%에 달했다. 2,500달러가 넘는 고가 TV 10대가 팔릴 경우 5대가량은 액정표시장치(LCD) TV가 아닌 OLED TV인 셈이다. OLED TV는 픽셀이 직접 빛을 내기 때문에 백라이트가 필요 없고 빛의 표현 범위가 LCD TV보다 넓어 진화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LCD TV보다 두께가 더 얇고 휘어지는 성질로 디자인 면에서의 차별화도 가능하다.
2,500달러 이상 TV 시장 중 OLED TV 판매 비중은 2015년 15.5%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6년 35%로 뛰었고 올 들어 40%를 넘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 비중이 내년 50%를 넘어선 뒤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본다. OLED TV 출하량이 올해 150만대 선이었지만 내년 250만대로 증가 예정이고 2021년에는 660만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OLED TV 물량 증가와 함께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OLED TV용 패널의 수율이 90%를 넘어선 덕분이다. 생산성 확대와 OLED TV 제조업체 및 소비자 수요 증가 등이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2019년부터는 LG디스플레이(034220)의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이 가동되며 공급 능력도 뒷받침된다. 이미 LG전자(066570)의 55인치 OLED TV 가격은 250만원 이하로 떨어졌고 일부 LCD TV보다 OLED TV가 더 저렴한 사례도 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는 “55인치 4K TV의 경우 OLED TV와 QLED TV의 소매 가격 차이는 100달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유통업체 베스트바이는 미국 내 65인치 OLED TV 평균판매가격이 빠르게 하락해 2021년이 되면 LCD TV보다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OLED TV 진영을 주도하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초대형화’ 시대도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 선호가 50인치대를 넘어 60~70인치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상품을 늘리고 가격 경쟁력도 갖춘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는 주력이던 55인치 OLED 패널보다 65인치와 77인치 패널 생산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CES 2018에서 ‘OLED TV 차별화’가 이슈일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올해까지만 해도 소니·뱅앤올룹슨 등이 OLED TV 진영에 합류하는 수준이었지만 내년부턴 최고의 TV 제조사임을 뽐내기 위한 기술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LG전자의 경우 내년 CES 2018에서 인공지능(AI)과 연계된 혁신 TV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 역시 소비자 사용 환경을 최우선으로 두고 신제품을 개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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