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4년차인 다나앙화장품의 이정진(사진) 대표는 전북 익산의 1만평 임야에서 여드름과 아토피, 탈모 등에 좋은 어성초를 직접 재배한다. 지난 10년간 수없이 실패를 거듭한 끝에 최상의 어성초 재배법을 터득했지만 왜곡된 시장 가격에 고민이 많았다.
소비자가 마트에서 구매하는 어성초 가격은 100g에 9,000원 안팎이었지만 그가 도매상에 넘기는 가격은 10분의 1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어성초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품화에 나섰고,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어성초를 함유한 화장품(바디제품·샴푸·비누·미스트)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동안 약초 재배와 연구에만 천착해온 이 대표에게 법인·상표 등록과 같은 행정 절차는 높은 벽이었다.
자신이 직접 개발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마케팅의 기본 개념도 없었다. 이 대표는 “불철주야 약초 재배와 연구만으로 하루 24시간이 짧았다”며 “제품을 개발한 후 사업화를 위한 행정적인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는 현실을 깨닫고 막막해졌다”고 회상했다.
막막함에 주저 앉고 싶을 때 이 대표의 손을 잡아준 곳은 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는 ‘피해예방지원 소상공인 경영개선 컨설팅’ 프로그램을 활용해 이 대표에게 화장품의 행정적인 규정부터 창업 자금을 지원받는 방법까지 꼼꼼하게 조언했다. 2주간의 컨설팅 기간 동안 회사의 장단점 분석은 물론 천연 기능성 화장품 시장 현황과 전망, 마케팅과 판로개척 방향 등을 세심하게 알려준 것. 이영태 컨설턴트는 “기능성 화장품은 관련법이 최근 개정되면서 기존의 미맥, 자외선, 주름 개선 외에도 아토피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며 “다나앙화장품에 유리한 규정을 설명해주고 창업지원자금과 같은 실질적인 혜택에 대해서도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 컨설턴트의 조언대로 화장품 용기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했다. 화장품 제조판매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디자인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 마케팅에도 나섰다. 이에더해 컨설팅 지원 2주 만에 전주시 산하 연구원의 제품 지원사업에 선정돼 자금지원도 받을 수 있었다.
경영 컨설팅을 받은 이후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반토막 났던 매출은 30% 가까이 성장했다. 이 대표는 “주저앉고 싶을 때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며 “기술력은 있지만 사업화 단계에서 고민을 안고 있는 소상공인이 있다면 도움을 요청하길 바란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 대표는 소상공인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려달라는 호소로 말을 맺었다. 그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기 위한 검사 비용은 한번에 수십만원이 들 정도로 만만치 않다”며 “대기업들은 화장품을 자체 검증할 수 있는 설비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소기업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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