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1년 분당신도시 시범단지를 시작으로 1992~1995년 집중적으로 준공된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의 재건축 연한(30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주거 성능에 대한 거주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1기 신도시 아파트는 갈수록 노후화되고 있어 향후 재건축 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신도시 아파트 재생 해법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가닥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서울 강남 아파트는 워낙 사업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이 대세다. 재건축 메카인 강남은 그동안 사업성 때문에 저층 아파트 중심으로 재건축이 진행되다 이제는 사업성 때문에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이 200%에 육박하는 중층단지에까지 재건축 바람이 옮겨붙었다. 아파트 가격이 3.3㎡당 4,000만원을 넘어서는 강남구 등에서는 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 아파트를 비싸게 팔아 재건축에 드는 비용을 상당 부분 보충할 수 있어 사업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기 신도시 아파트는 전반적으로 용적률이 200%를 넘어서는데다 일반 아파트 분양가 책정 역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분당을 제외하고는 제약이 커 재건축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 건설사의 정비사업 담당 임원은 “재건축은 사업성이 관건인데 일반 분양가가 3.3㎡당 최소 2,000만원은 넘어야 재건축이 가능하다”며 “그런 점에서 보면 분당신도시 정도만 사업성이 있고 일산·평촌·산본 등은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능해 노후 단지는 리모델링으로 갈 수밖에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사실 그동안 분당도 집값이 지지부진하면서 노후화를 못 견딘 일부 단지가 리모델링을 추진해왔다. 성남시에서도 리모델링을 장려하기 위해 2014년 5곳을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지정했다. 이 중 느티마을 3·4단지,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 한솔주공 5단지 등 4개 단지가 건축심의를 통과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들어 분당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타면서 향후 재건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용적률은 또 다른 걸림돌이다. 그나마 사업성이 나은 분당은 2·3종 주거지가 섞여 있어 2종 단지의 경우 150% 선, 3종의 경우 200% 안팎이다. 평균 185% 선이다.
일산은 평균 용적률이 169%로 1기 신도시 중에서는 가장 낮은 편이지만 집값이 사업성을 받쳐주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 밖에 평촌·산본·중동은 평균 용적률이 200%를 넘는다.
건설 업계 관계자는 “용적률 200%가 넘는 1기 신도시 단지는 사실상 재건축이 힘들다”며 “분당에서도 용적률이 200%가 넘는 단지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해야 조합원들의 부담이 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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