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부상한 상품과 인기가 떨어진 제품은 무엇일까. 이마트(139480)가 올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한 2,800여 품목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크게 달라진 것으로 분석됐다. 봉지 라면이 3년 간 1위 자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2위부터는 순위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수입 맥주의 부상이다. 지난해 7위에 그쳤던 수입 맥주는 올해 봉지 라면에 이어 매출 순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수입 맥주는 현재 취급종이 600여 종으로 확대됐다. 올해 판매량도 3,685만 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33.1% 증가했다. 2015년 12위, 2016년 7위, 올해 2위를 기록했다. 3위에는 통조림세트가 올라 눈길을 끈다. 지난해 5위였던 통조림세트는 지난해 9월 말 발효된 부정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5만원 이하 선물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표적 수혜 품목이 됐다.
혼밥 문화 확산도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 더 건강하게 혼밥을 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관련 품목 매출도 급상승 했다. 대용식 시장에서 즉석밥이 컵라면을 앞선 것이다. 지난 2015년에 즉석밥의 매출비중은 46.7%(279억원)·컵라면 53.3%(319억원)으로 컵라면이 우세했다. 반면 올 11월까지 누적 매출에서 컵라면이 0.4%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밖에 집에서 여가를 보내는 것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되며 55인치 이상 대형 TV의 매출 비중이 80%를 넘어섰다. 지난 2015년에는 66.6%에서 올해 82.5%로 늘어났다.
반면 매출 순위가 떨어진 품목도 적지 않다. 커피믹스가 대표적이다. 커피믹스는 지난 2년 연속 3위에 올랐지만 올 들어 10위로 뚝 떨어졌다. TV 캐릭터완구 역시 마찬가지다. 한 때 ‘레고’ 시리즈, ‘터닝메카드’, ‘또봇’ 등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TV캐릭터 완구는 최근 ‘대박’ 애니메이션이 뜸해지면서 순위가 2015년 4위에서 2016년 8위, 2017년 13위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레드와인’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올해 수입 맥주 매출액이 33.1%로 고공 신장한 것과 달리 레드와인은 매출이 6.2% 감소했다. 적포도주의 매출 순위도 지난해 22위에서 올해 24위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가정간편식이 뜨면서 고추장·간장·가공유 소비도 줄고 있다. 품목별 매출 순위에서 고추장은 2015년 73위, 2016년 93위, 2017년 99위로 점차 내려가고 있다. 간장 역시 2016년 78위, 2017년 80위로 하락세다. 가공유도 마찬가지로 순위가 계속 하락해 2017년에는 71위를 기록했다./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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