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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업 일자리동맹, 유럽서 길 찾다] 채용·연봉 학력차별 없고 적재적소 인재 활용 중시

<청년-기업 '웰매칭' 비결은>

유럽, 대학 진학률 30% 안돼

직업학교서 실무 지식 갖춰

韓, 일·학습병행제 도입 4년

사회인식 개선해야 안착 가능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모터쇼’에서 다니엘 스트리스(오른쪽 첫번째) ZF 직원이 바이어들에게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과 기계설비를 설명하고 있다./백주연기자




기업이 직원을 채용할 때나 채용 후에 학력에 따른 차별이 없는 점은 유럽 지역 청년들과 기업을 ‘웰매칭’하는 요소로 꼽힌다. 학력수준이 취업률이나 임금과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네덜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는 연구 중심의 일반대학교에 진학하는 비율이 30%를 넘지 않는다.

일찍부터 실무중심 학교인 직업전문학교에 입학해 전문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는 학생들이 많은 것. 대학 입학을 위해 기업의 필요에 맞지 않는 전공과목을 선택한 청년들이 졸업 후 취업이 안돼 시간을 보내는 국내와는 다른 모습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다니엘 스트리스(Daniel Streese·32) 씨는 글로벌 자동차부품 기업 ZF의 6년차 생산직 직원이다. 그는 직업학교 엔지니어링과에서 실무를 익힌 후 ZF에서 2년 간 실습과정을 거치고 입사했다.

기어세트 등 차량용 기계설비 조립과 작동 업무를 맡고 있는 그는 미디움(Medium) 직급으로 평균 월급은 약 4,000유로다. 보통 아침 7시에 출근해 오후 4시에 퇴근한다. 월세로 900유로를 내고 남는 월급으로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생활하는 데 충분하다. 스트리스 씨는 “학력으로 차별받은 적은 없고 업무 포지션에 따라 연봉 협상 테이블이 다르다”며 “최근에는 전기자동차와 관련한 새로운 모듈 기술도 익히고 있어 회사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에릭 쿤트 ZF 인력관리담당자는 “학력이 높은 사람과 기술이 뛰어난 사람은 각자 다른 분야에서 생산성이 높다”며 “적재적소에 인재를 활용하는 것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쿤트 씨는 인턴 직원을 뽑을 때 이력서를 받으면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학력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프로그래밍 인력을 뽑을 때는 코딩 실력을 봐야 하고 영업 파트를 뽑을 때는 사회성과 경험 능력이 중요한 것이 당연하다”며 “해당 직무에 필요한 능력이 석·박사 등 연구인력이 아니라면 대학 자체를 중시하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4년 전부터 일·학습병행제를 도입하고 선취업-후진학 제도를 시행하는 등 교육과 일자리를 연계한 유럽의 정책들을 이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대해 쿤트 씨는 “시스템을 벤치마킹한다고 해도 당장 한국의 청년 실업 문제가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며 “변화하는 경제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대학과 기업이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동시에 기존 방식에 익숙해진 사회 전반적인 인식의 개선을 바꿔나가야 한국식 시스템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프랑크푸르트=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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