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은 27일 ‘KERI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2017년 4분기 보고서’에서 “올해 설비투자와 수출이 성장을 견인했으나 내년에는 투자 증가세 둔화로 성장흐름이 약화해 경제성장률이 다시 2%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경제는 주력산업의 둔화와 민간소비 위축에 따라 성장률이 지난 2014년(3.3%) 이후 2015년과 2016년 2.8%를 기록해 2% 성장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올해 반도체 등이 수출 호황을 보이며 성장률이 3%대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한경연은 내년 투자 위축에 따라 성장률이 다시 2%대로 진입할 것으로 판단했다.
한경연은 이미 둔화 추세에 진입한 건설투자는 건축 허가면적 감소와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편성 등의 영향으로 내년에 증가율이 제로(0)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도 기존 증설설비에 대한 조정과 금리상승, 법인세율 인상 및 투자세액공제 축소 등 투자여건 악화로 둔화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 반도체 등 수출 호조로 설비투자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내년 설비투자 증가율은 3.0%로 둔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민간소비는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실질 수출(재화와 서비스) 역시 글로벌 수요 확대와 반도체 등 주요제품의 약진에 힘입어 내년에도 호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장금리 상승과 경제정책의 성장지원 여력 감소,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북핵 문제 등은 성장의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연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2.0%에서 내년에 1.7%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최저임금 상승률이 높아지지만 성장세 둔화한데다 낮은 수요압력,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물가 상승세를 누를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도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 확대에도 여행, 운송 등 서비스수지가 악화하면서 올해(770억달러)와 비슷한 765억달러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연말부터 보인 원화강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한경연은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1,110원에서 내년에 1,075원으로 절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달러를 선호한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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