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과거 50년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신화였습니다.”(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1967년 현대자동차 설립 당시만 해도 국내 자동차 산업이라고는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한 차가 고장 나면 수리해주는 정비소가 고작이었다. 부품 제조사들도 전무했다. 당시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기술제휴를 맺은 현대차(005380)는 1968년 울산공장을 세워 첫 양산차 코티나를 생산했다.
현대차는 물론 국내 자동차 업계가 본격적으로 태동한 것은 1976년이다. 고유 모델인 포니를 독자 생산하면서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독자 모델 생산국이 됐다. ‘Made in KOREA’ 딱지를 단 포니 5대를 에콰도르에 수출한 것도 1976년이다. 10년 뒤인 1986년 역시 현대차에는 잊을 수 없는 해다.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에 엑셀을 처음 수출한 것. 현대차 역사나 다름없는 쏘나타와 그랜저가 출시된 것도 이맘때다.
1991년을 기점으로 현대차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개발사로 거듭났다. 일본 미쓰비시사로부터 엔진과 파워트레인 기술을 받아 쓰던 것에서 벗어나 국내 기술력만으로 알파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현대차는 세타엔진·타우엔진 등을 연거푸 개발했다.
1990년대 독자 엔진 개발과 해외 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 명함을 내민 현대차는 2000년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1999년 3월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후 2000년 현대차그룹이 출범하면서 정몽구 회장이 취임했다. 정 회장의 취임 일성은 ‘품질’. 값싸고 고장 잘 나는 차라는 이미지를 벗겠다는 정 회장의 품질 경영은 2004년 쏘나타가 미국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는 쾌거로 이어졌다. 불과 1998년까지만 해도 같은 조사에서 현대차는 전체 34개 브랜드 중 33위였다. 1999년 그룹 출범 직전 129만대에 불과했던 글로벌 판매 대수는 2004년 200만대, 2009년에는 300만대를 넘어섰다. 정 회장 취임 10주년인 2010년, 현대차그룹은 포드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량 5위로 올라섰다. 30여 년 기술을 전수 받았던 포드를 넘어선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2015년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궁극의 친환경차인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현대차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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