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케빈 마틴 통신 정책 담당 부사장이 다음 달 한국을 찾는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내 통신망 사용과 관련한 페이스북의 불공정 행위 여부를 조사하는 것과 관련한 대응 때문으로 풀이된다.
28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케빈 마틴 부사장은 다음 달 한국을 찾아 방통위 관계자 등을 만난다. 현재 페이스북코리아 측에서는 마틴 부사장의 방한 날짜 및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마틴 부사장의 방한은 방통위의 페이스북 제재 움직임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말 SK브로드밴드 측과 통신망 사용료와 관련한 갈등으로 SK브로드밴드 고객이 페이스북 접속을 어렵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은 동영상을 임시 저장하는 캐시 서버 설치 비용 분담 사안을 놓고 갈등을 겪었으며 이 때문에 SK브로드밴드 사용자들은 페이스북 접속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방통위는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페이스북에 대한 실태점검을 벌였으며 지난 8월에는 이를 사실 조사로 전환했다. 페이스북은 방통위로부터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등의 행정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마틴 부사장 방한으로 페이스북이 SK브로드밴드 등에 망 사용료를 낼 지 여부도 관심이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통신사업자에게 지불한 망사용료만 734억원 수준이다. 페이스북이 최근 동영상 중심으로 이용자환경(UI)을 개편하고 있어 통신망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내 인터넷 사업자들은 통신망 사용료를 별도 납부한다는 점에서 외국계 인터넷 사업자들만 혜택을 보고 있다는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으로 확대되기까지 했다. 페이스북은 동영상 광고 등으로 국내에서 최소 1,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마틴 부사장의 방한으로 망사용료 등의 사안이 진척을 보일 경우 화살은 구글코리아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구글은 한국에서 앱 마켓 및 광고 등으로 연간 2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조세 회피 지역으로 매출을 옮기는 방식을 통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이 연간 수천억원 가량의 법인세를 납부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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