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조직학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8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의 산업통상자원부 용역 중간결과를 담아 ‘균등화 발전비용 공개 토론회’를 열었다.
산업조직학회는 우선 30㎿ 이상 규모의 태양광 설비에서만 2025년 그리드 패리티가 일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논란이 됐던 원전의 발전비용에서 사고위험 비용을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 원자력배상기구 등의 산식을 적용해 추정했다. 이렇게 추정된 원전의 사고위험 비용은 1kwh당 18원20전~24원50전이다. 이 비용을 포함하더라도 원전의 균등화 발전비용은 1kwh당 80원을 넘지 않았다.
태양광의 경우 1kwh당 140원(1㎿) 수준인 가격이 2030년 80원대 초반으로 떨어진다. 원전의 사고비용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보통 규모의 태양광 발전은 여전히 원전보다 비싼 셈이다. 30㎿ 이상인 대규모 설비의 경우에만 2025년부터 원전보다 싸져 2030년에는 70원대 수준까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태양광의 경우 30㎿ 이상의 설비를 짓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통상 1㎿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데 1만3,200㎡(4,000평)의 부지가 필요하다. 산술적으로 30㎿ 설비를 들이기 위해선 39만6,000㎡(12만평)가 필요하다. 용량이 38.9MW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인 강원 영월 태양광 발전소 부지의 넓이는 97만여㎡에 달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도 적어도 2030년까지는 그리드 패리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의 경우 올해 기준 1kwh당 65원70전(상한 기준)인 균등화 발전비용이 2030년 73원80전으로 상승한다. 태양광은 같은 기간 비용이 133원30전(3㎿ 기준)에서 80원67전으로 떨어진다. 격차는 줄었지만 여전히 원전이 더 싸다. 다만 토지비용(14원60전)을 뺄 경우 2028년 그리드 패리티가 일어난다. 산업조직학회의 경우 태양광 등의 발전비용에 토지비를 포함하지 않았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탈원전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정부가 내걸었던 명분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미국은 2022년, 영국은 2025년 원전이 최고 비싼 발전원이 된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지만 원자력발전소 지역 주민의 반대로 차질을 빚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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