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가맹 분야, 유통 분야에 이어 내놓는 세 번째 갑질 대책이다.
대책안은 우선 하청기업의 협상력을 키우는 대책을 강화했다.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하도급 대금 조정 신청·협의 요건을 기존 ‘원재료 가격’에서 ‘공급원가’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도급 계약 체결 이후에 원재료 가격 이외 노무비 등 다른 원가가 변동되는 경우에도 하도급 대금을 증액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하도급법에 명시할 방침이다. 같은 맥락에서 하청기업의 책임이 없는데도 공사기간이 연장될 경우 하도급 대금을 증액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의 법 개정도 추진된다.
원청기업이 하청기업에 정당한 사유 없이 독점 거래를 강제하는 ‘전속거래 강요행위’도 금지한다. 관행 개선을 위해 2년마다 전속거래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결과도 발표할 계획이다. 기술유용행위에 대한 전속고발제도 폐지된다. 관련 법이 개정되면 공정위의 조치가 없어도 피해 하청 기업이 검찰 등에 직접 고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원청 대기업이 2차·3차 하청기업 이하의 거래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냈다. (★본지 12월4일 8면 참조) 대기업의 공정거래협약이행 평가요소에 2·3차 협력사 간 협약 체결 실적을 추가하고 관련 평가 배점도 상향할 계획이다. 평가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 공정위의 직권조사가 면제되는 혜택이 있다.
원청기업들이 이를 제대로 따르지 않을 경우 처벌은 엄해진다. 하도급법을 개정해 기술유용행위에 대한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고 손해배상 범위를 현행 ‘3배 이내’에서 ‘10배 이내’로 대폭 확대한다.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을’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은 문재인 정부 전체의 중요 과제”라며 “이번 대책의 취지는 한국 경제의 중간 허리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광우·빈난새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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