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내 반도체발(發) 경제위기가 올 가능성이 높으며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금이 규제 완화를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더 이상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31일 서울경제신문이 서경펠로와 한국경제학회·한국개발연구원(KDI)·현대경제연구원·LG경제연구원 등 경제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신년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오는 2020년을 전후로 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반도체발 경기침체(22건·중복응답)’가 1위(26.5%)에 꼽혔다. ‘북한 리스크(21.7%)’가 두 번째였고 ‘진보 정치대립(19.3%)’과 ‘양극화에 따른 갈등(16.4%)’이 뒤를 이었다.
2017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2018년부터 D램 가격 하락과 낸드플래시 수요 감소가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16%대에서 2018년 19.9%까지 올라간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2~3년 내 반도체 경기가 조정될 수 있고 이 경우 우리 경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뜻이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할 방안으로는 ‘규제 완화(22명·44%)’가 1순위였다. “규제혁파 없이 일자리 없다”는 경제단체의 호소와 같은 맥락이다. 다음으로는 ‘연구개발(R&D) 확대(32%)’와 ‘우수 인재 유치(18%)’였다. 한 서경펠로는 “과감한 규제혁파가 필요하다”며 “과거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비전 제시와 통합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범 8개월째를 맞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점은 10점 만점에 7점(32%)이 가장 많았다. 잘한 정책으로는 ‘혁신성장(24.6%)’과 ‘공정경제(18.8%)’를 선정했다.
개헌 시에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52%로 절반을 넘었다.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2%대 후반(54%)’을 가장 많이 꼽아 3.0%를 제시한 정부와 차이가 났다. 새해 경기 하방 위험으로는 북핵 문제(21%)와 가계부채(20%), 투자위축(17%) 등이 거론됐다. /세종=김영필·박형윤기자 susop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