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도쿄에 있는 대형 백화점에 국내 디자이너가 론칭한 의류 브랜드 ‘시눈(sinoon)’이 입점했다. 여성미를 강조한 로맨틱한 분위기의 옷들이 일본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는 옷’이란 입소문은 해외 사이트 게시판과 SNS를 타고 중국에까지 전해졌다. 중국 내 800개의 점포를 보유한 현지 의류 브랜드 업체는 시눈과 손잡고 여성의류 시즌 상품을 기획해 대박을 쳤다. 일본과 중국에서 인지도가 쌓이면서 해외 매출액은 국내 매출액의 1.5배를 넘어섰다.
시눈 대표인 신윤(26·사진) 디자이너는 2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스쿨룩 등이 인기를 끌면서 10대나 20대 초반 고객들만 여성스러운 스타일의 옷을 선호했지만, 요즘에는 20대나 30대 초반의 여성 고객들도 귀여운 스타일의 의류를 찾는다”며 “고객들의 선호가 국내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고, 그 지점을 공략한 덕분에 지금까지 매년 계절별로 총 8번의 시즌 기획전을 거치면서 꾸준한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디자이너 브랜드 ‘시눈’의 옷들은 모두 신윤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다. 그의 디자인 콘셉트 도출 방법은 조금 색다르다. 서양화를 전공한 신 대표는 여성 의류 상품을 디자인하기 전에 드로잉, 설치미술, 영상 제작 등 예술 작업을 거쳐 시즌의 패턴과 콘셉트를 결정한다.
신 대표는 “예술 작품 작업과 의류 디자인을 모두 해내야 하는 탓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시눈의 경쟁력이 여기에서 나오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며 “매 시즌마다 의류 상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가 있다 보니 의류 콘셉트의 연속성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예술 작업을 기반으로 주제가 정해지는 만큼 ‘시눈’ 브랜드만의 색깔도 진해지고 있다.
일본과 중국에서 거둬들인 성과를 바탕으로 시눈은 지난 9월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섰다. 글로벌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영어로 된 글로벌 사이트를 구축해 세계 각국의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신 대표는 “영어 사이트를 구축한 후 의류 구매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더 많아졌다”며 “전문 영상 제작팀 ‘언더무드필름’과 함께 콘셉트 영상을 만들어 사이트에 올림으로써 고객들의 흥미를 끄는 동시에 시즌별 주제를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시눈의 옷을 입는 고객들이 예술 작품을 착용하는 느낌을 받기를 원한다. 그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이 함께 있더라도 시눈의 옷을 바로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예술 작품 기반의 브랜드 개성이 잘 나타나도록 할 것”이라며 “아시아를 넘어 다양한 국가에서 제품이 판매가 될 수 있도록 판로를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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