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공공기관의 경우 명예퇴직을 신청해도 규정된 퇴직금 외에 별도 지급되는 위로금이 없어 시중은행과 달리 명퇴가 활발하지 않다. 실제 수은의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인 만 55세 직원이 명예퇴직을 신청할 경우 잔여 임금의 25%가량만 퇴직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임금피크제 이후 정년까지 다니면 더 많은 월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전적 이유로 명퇴를 신청할 유인이 전혀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고임금 직원들의 명퇴를 유도하기 위해 규정 손질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규정으로는 금융 공공기관의 명퇴를 획기적으로 유도할 길이 없다”며 “퇴직금 지급 규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공공기관들은 지난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특별 명예퇴직금을 줘가며 고임금 근로자들의 퇴직을 유도해왔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 감사원의 방만경영 지적에 따라 명퇴의 문이 사실상 닫혀 버렸다. 지난해 말 기준 산은의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은 153명이고 기업은행과 수은이 각각 32명·42명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들을 동시에 내보내면 1명당 약 2.5명의 신규 채용 여력이 발생해 단순 계산으로도 590명의 신규 채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적정 위로금 규모를 놓고는 논란이 일 수도 있다. 금융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과거 감사원 지적은 규정에 없는 퇴직금을 줘 문제가 됐던 것”이라며 “정부가 허락하면 규정을 새로 신설하면 되지만 ‘신의 직장’에서 일하면서 거액의 퇴직금까지 챙긴다는 국민 인식이 부담”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2018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금융 공공기관 중심의 명예퇴직 활성화를 통해 신규 채용 확대를 유도하겠다고 밝혔고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신년사를 통해 “(금융 공공기관의) 장기 근속하신 분들의 명예퇴직이 보다 많은 청년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대 간 빅딜’을 유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일범·김기혁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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