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새해 증시는 악재를 딛고 올라선 지난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올해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상승세가 중소형주로 확대되며 ‘코스피 3,000 시대’를 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자산 축소, 반도체 업종의 성장세 둔화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새해 코스피지수 상단을 2,800∼3,100선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이 3,100으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고 KB증권(3,060), 대신증권(3,000)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는 2,800으로 가장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놓았다.
올해에도 탄탄한 기업 실적이 코스피지수 상승세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내 기업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5.8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율은 지난해보다 낮아지지만 순이익 자체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증시 투자의 걸림돌이었던 낮은 배당수익률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완화되는 점도 코스피지수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새해에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정책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강해져 한국 증시의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벌개혁 정책으로 대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배당우호 정책이 추진되면 국내 주식시장 전체 가치가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글로벌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등 국내 증시에 악재가 될 위험요소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3∼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금리가 오른 만큼 시중에 풀린 자산이 줄어들면서 시장 수급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약 10조원을 투자해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끈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도가 줄어들면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중심으로 지난해 지수 상승을 이끈 정보기술(IT) 산업이 반도체 업황 부진을 맞을 경우 국내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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