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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생활 어려운데…등기소 재건축해 공무원 기숙사 짓는다

구로·잠실에 건축 사업비만 472억원

나라 재산으로 제식구 먼저 챙기기

“9급 공무원 월급으로 서울살이 어렵다” 해명

재건축 후 구로등기소 예상도




정부가 빈 등기소를 재건축해 공무원 기숙사를 짓는다. 순환보직에 따라 홀로 부임하는 공무원용이라지만 서민 주거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국가재산으로 제식구만 먼저 챙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2일 구로와 송파등기소를 청년층 공무원 기숙사 및 창업공간으로 재건축한다고 밝혔다.

우선 옛 구로등기소를 지하 3층 지상 15층 건물로 새로 짓는다. 공무원 관사 171실을 만들고 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을 추가한다. 잠실 종합운동장역 인근의 옛 송파등기소는 지하 2층의 지상 5층짜리 건물로 다시 태어난다. 기숙사 50실에 오피스텔 44세대가 들어온다. 두 건물 신축에 필요한 사업비만 472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서민들의 생활도 어려운데 국가재산과 나랏돈을 들여 공무원 기숙사부터 세운다는 점이다. 특히 새로 세워지는 기숙사는 법원 공무원들에게 우선권이 제공된다. 등기소가 법원 관할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법원 공무원이 1순위, 중앙부처가 2순위다. 남는 방이 생기면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등기소는 대법원 소유이고 순환보직이 많은 대법원 공무원이 대상”이라며 “특히 9급 월급만으로는 서울에서 살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는 게 대법원 생각”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9급 공무원 월급으로 서울살이가 어렵다는 것은 이해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기준 공무원 9급 초봉은 2,148만원 수준이다. 40대 직장인은 “최저임금을 전후해 서울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많은데 9급 공무원 월급으로 살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가 어렵다”며 “전형적인 제식구 챙기기”라고 강조했다.

/세종=김영필·박형윤기자 susopa@sedaily.com

재건축 후 송파등기소 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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