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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새해 벽두부터 또 부분파업

오늘부터 5일간 22시간

명분·실리 둘다 놓칠듯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상과 관련해 새해 벽두부터 파업을 결정했다. 임단협 결렬 책임이 회사에 있다며 윤갑한 사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 명분으로 파업에 나선 것이다. 해가 바뀌어도 여전한 ‘구태 노조’의 행태로 명분과 실리 모두 놓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현대차(005380) 노조는 3일 울산공장에서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4일부터 10일까지 총 22시간 부분 파업하기로 결정했다. 4·5·8·9일에는 전 공장이 4시간 파업하고 10일에는 6시간 일하지 않는다. 10일에는 울산공장 본관 집회도 연다. 또 특근을 거부하고 라인 개선 작업 등 공사도 전면 중단하는 한편 사측이 실시하는 모든 교육과 노사 협의도 전면 중단한다. 이밖에 양재동 현대차 본사 및 청와대, 노동부, 공정위, 정몽구 회장 자택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하고 공정위에 현대차 내부 거래 실태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파업에 대해 “지난달 27일 진행한 41차 교섭을 파행시킨 윤갑한 사장의 공개 사과”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교섭 파행은 노조 수석 부지부장이 사측의 해고자에 대한 입장을 밝히던 중 “갑시다!”라며 일방적으로 교섭 결렬을 선언한 것이 결정적 이유다. 하지만 노조는 오히려 사측에 화살을 돌린 것이다.

노조는 또 현대차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자 노사관계 불안정을 전면에 내세워 시간을 벌고 있다며 이런 행태를 막기 위해 파업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한 바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미 임단협과 관련해 지난해 총 19차례 파업했다. 생산 차질 피해 규모만 1조3,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사측이 이례적으로 올해 판매 목표치까지 크게 줄이고 임원들의 연봉도 삭감하는 등 긴축경영에 나선 상황에서 명분이 약한 노조의 추가 부분 파업이 국민적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내 합의를 하지 못한 노조 지도부가 협상 재개 및 제시안 확대를 위한 명분을 찾지 못하면서 파업 카드를 또 꺼내들었다”고 지적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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