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가 자사의 1등 플랫폼(기반 서비스)에 각종 기능을 연동해 활용 범위를 넓히는 이른바 ‘블랙홀 전략’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메신저 카카오톡이나 음원 서비스 멜론, 교통 전문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 등 압도적 규모의 가입자를 확보한 플랫폼에 각종 서비스를 몰아넣어 다양한 유료 전략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는 3일 자사의 메신저 카카오톡 앱 업데이트를 통해 멜론의 음악을 재생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으로 듣던 음악은 대화방을 벗어나도 감상할 수 있으며 상대에게 ‘재생목록’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멜론의 이용권을 구매하고 선물하는 기능까지 카카오톡에 추가됐다. 사실상 멜론 앱을 따로 깔지 않아도 카카오톡 안에서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며 음악을 즐기는 것이 가능해진 셈이다.
카카오톡은 국내 월 실사용자 수(MAU)가 4,300만명에 달하는 독보적인 모바일 메신저이며 멜론 역시 3,2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1위 음원 서비스다. 2개의 플랫폼은 이번 기능 개선으로 양쪽의 가입자를 공유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희원 로엔엔터테인먼트 멜론컴퍼니 본부장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카카오톡에서 문자나 이모티콘 외에도 음악으로 섬세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카카오가 택시 호출(카카오택시)과 대리운전사 찾기(카카오드라이버), 길 안내(카카오내비) 등 자사의 교통 관련 서비스를 대부분 묶은 카카오T를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비슷한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에 담아두는 것이 사용자에게도 더 많은 편리함을 줄 수 있다는 게 카카오 측의 판단이다. 즉 대화와 생활 서비스는 카카오톡, 음악 등 콘텐츠는 멜론, 교통 관련 기능은 카카오T를 중심축으로 각각 구축한 뒤 유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많은 앱 중에서도 특히 카카오톡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만능 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금융 분야에서도 확고한 1위 플랫폼을 육성시켜 각종 연동 효과를 낸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인터넷 은행’ 열풍을 일으킨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톡에서 독립해 별도 앱 출시까지 고민하고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가 유력 후보로 꼽힌다. 카카오는 2개 금융 플랫폼의 연동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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