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한 달 전보다 20억2,000만달러 늘어난 3,892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지난해 11월(3,872억5,000만 달러) 이후 한 달 만에 다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이로써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181억7,000만 달러 늘었다. 국가의 비상 외화자금인 외환보유액은 환율을 안정시키고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다.
외환보유액이 증가한 것은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늘어난 데 더해 달러화 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하락하면서 유로화와 파운드화 등 한은이 기타 통화로 갖고 있던 외화자산을 달러화로 환산한 금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12월 한 달 간 유로화와 파운드화, 호주달러화는 달러 대비 각각 0.8%, 0.2% 3.0%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3.1에서 92.1로 1% 떨어졌다. 지난달 달러화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미 예상하고 있던 시장의 선반영 인식에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말 기준 보유 외환을 형태별로 보면 전체의 92.2%인 3,588억3,000만달러가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 유가증권 형태다. 한 달 사이 9,000만달러 줄었다. 우리나라가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 은행에 보관해둔 현금성 예치금은 206억5,000만달러로 전 달보다 20억2,000만달러 늘었다.
이밖에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은 33억7,000만달러,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 포지션은 16억2,000만달러로 둘 다 전달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매입 당시 장부가격으로 표시하는 금 보유액은 47억9,000만달러로 12월에도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전 달과 같은 세계 9위 수준이었다. 중국은 외환보유액이 3조1,193억달러로 한 달 사이 101억달러 늘어나 1위를 지켰다. 뒤를 이어 일본이 1조2,612억달러로 2위를 기록했고, 스위스(7,980억달러)와 사우디아라비아(4,944억달러), 대만(4,505억달러), 러시아(4,316억달러), 홍콩(4,221억달러), 인도(4,019억달러) 순으로 역시 전 달과 같았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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