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새해 맞이 건배사가 화제다. 지난 2일 국민의당 시무식에서 안 대표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이라며 “국민의당, 가즈아!”를 외친 것이다.
‘가즈아’는 ‘가자’를 익살스럽게 늘려 강조하는 말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상화폐의 투자자들이 즐겨 사용하면서 유행한 단어다. 하루에도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자신이 보유한 화폐의 가치가 오르기를 기원하는 일종의 ‘주문’이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5일 현재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7,700억 달러(한화 약 815조 5,010억 원)에 달한다. 세계 가상화폐 일일 거래 규모는 지난해 12월 초 이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맞먹는 500억 달러를 웃돌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투자자도 200만 명, 월간 거래액은 56조 원에 이른다.
이러한 가상화폐의 열풍을 반영한 것이 바로 ‘가즈아’의 유행이다. 한 트로트가수는 발빠르게 ‘가즈아’란 제목의 노래를 발표했고 한강 수온을 체크하는 ‘가즈아’ 앱, 내가 그때 가상화폐에 투자했더라면 지금 얼마를 벌었는지 계산해주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트위터는 ‘평창올림픽 가즈아!’라 쓰며 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했고, 현대차투자증권사의 보고서 제목에도 ‘신세계...전사업부 실적개선, 가즈아!’라고 달렸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쓰이던 ‘은어’가 다양한 패러디를 양산하며 사회·문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박정호 한국외국어대 한국어교육과 겸임교수는 이에 대해 “‘가즈아’의 유행은 일종의 문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우리가 응원의 의미로 쓰는 ‘가자’는 영어 단어 ‘Go’에서 유래한 것으로, 영어권 문화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가즈아’의 유행은 외국 영향을 받으며 세대마다 달라져 온 한국과 한국어에 있어 중요한 문화적 ‘모멘텀’”이라고 설명했다.
그들이 ‘가즈아~’를 외친 진짜 이유 ▲영상보기▲ |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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