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 특성을 지닌 우리나라는 다양한 제철 음식과 먹거리가 있다. 하지만 점포 운영자 입장에서는 마냥 반갑기만 한 일은 아니다. 계절이나 기온에 따라 재료 수급과 원가 등이 차이가 크고 아이템에 대한 고객의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정한 매출을 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여름과 겨울에 선호도 차이가 큰 아이템을 주력으로 할 경우 비성수기에는 매출 하락으로 가게 운영이 더욱 어려워 질 수 있다. 이 경우 계절을 타지 않는 추가 메뉴를 개발하거나 기존 메뉴의 선입견을 타파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적용해 매출의 간극을 좁히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양한 아이템 개발로 계절적 한계를 극복하고 있는 사례로는 디저트 전문 브랜드 ‘설빙’과 배스킨라빈스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과거에는 ‘빙수’하면 여름에만 먹는 디저트로 빵집, 패스트푸드점에서 사이드 메뉴로 파는 게 전부였다. 종류도 많지 않았고 얼음의 입자가 고르지 않아 식감이 좋지 않기도 했다. 빵집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빙수의 퀄리티도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딱 그 수준이었다.
그만큼 디저트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던 빙수를 디저트 시장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것은 설빙이라는 브랜드다. 인절미설빙(인절미빙수)을 출시해 신선하면서도 한국적인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단순에 사로잡았다. 그러나 한계점도 분명했다. 무더운 여름에만 먹어온 빙수를 단시간에 사계절 메뉴로 전환시키는 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딸기나 메론, 복숭아 등 제철과일을 재료로 한 시즌 빙수를 꾸준히 출시하고, 빙수 외에도 커피나 스무디·에이드 등 다양한 음료와 오믈렛·빵·떡에 피자와 떡볶이까지 주전부리 메뉴도 내놓으며 사계절 디저트 카페로 인기를 끌고있다.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 역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개발하면서 계절과 상관없이 비교적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재밌는 점은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미국 본사가 아닌 한국 배스킨라빈스가 자체 개발한 아이템으로 지난 2012년에는 미국으로 역수출하기도 했다는 점이다. 또 매년 12월에는 크리스마스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출시해 비수기로 여겨지는 12월의 매출도 견인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이스 마카롱, 찹쌀떡 아이스크림을 비롯해 커피류와 스무디류 등 지속적인 메뉴 개발도 선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수제맥주가게 ‘크래프트웍스’는 겨울에만 마실 수 있는 시즌 한정 맥주를 선보이고 있고 ‘육쌈냉면’은 겨울냉면과 숯불고기덮밥, 칼국수 등을 동절기 메뉴로 함께 판매하고 있다.
창업시장에서 끊임없이 변하는 것은 계절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유행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고 그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쉴새 없이 바뀌는 창업환경 속에서 안주하는 순간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을 수 있다. 끊임없는 상품 개발과 적극적인 대처만이 창업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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