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을 이틀 앞둔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소비자가전쇼(CES) 2018’가 기조연설자 선전을 두고 구설수에 올라 곤혹을 치르고 있다.
오는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인 ‘CES 2018’이 개막을 앞두고 기조연설자 선정을 둘러싼 논란으로 주최 측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여론의 비판에 직면했다.
현재 확정된 기조연설자 5명 중 여성은 단 한 명뿐이다. 이마저도 대회 주최사인 CTA 측 인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CTA 측이 여성 기조연설자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개막 전까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추프카 CTA 부사장은 “CES의 기조연설자는 해당 산업에서 인지도가 높은 기업의 CEO급이어야 한다”며 “유감스럽게도 이런 위치에 있는 여성 인재는 매우 제한돼있다”고 해명했다.
확정된 기조연설자 중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에 대한 도덕적 해이 논란도 문제다. 인텔이 지난 10년간 판매해온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칩에 근본적 설계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6월 구글 엔지니어와 업계 보안전문가들은 인텔 칩 내의 ‘커널’이라는 메모리가 외부에서 접근해 정보를 빼갈 수 있게 설계된 것을 확인하고 인텔과 AMD 등 제조사 측에 알렸다. 하지만 인텔은 이 같은 문제점을 고지받고도 소비자들에게 6개월 동안 알리지 않았다.
더욱 큰 문제는 지난해 11월 29일 크르자니크 CEO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인텔 주식 가운데 3,900만달러 상당을 매각했다는 점이다. 이탓에 크르자니크 CEO는 주가 하락을 미리 예상하고 대규모의 주식을 매도했다는 ‘내부자 거래’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크르자니크 CEO는 여전히 ‘CES 2018’ 대표 홈페이지의 개막 기조연설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크르자니크 CEO는 개막 전날인 8일 데이터가 어떻게 우리 미래를 변화시킬지에 대해 기조강연을 할 예정이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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