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품목 쏠림현상’이 심해 외부충격에는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등 전통적인 효자품목 이외에 새로운 ‘블루칩(대형 우량 수출품목)’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7일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수출 편중도의 국제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 편중도(2015년 기준)는 2.5로 미국·중국·일본 등 경쟁국의 2.0∼2.1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편중도는 품목별 수출액 분포에 따라 계산되는데 특정 품목에 의존도가 높으면 그 수치가 커진다.
일반적으로 수출 편중도가 높으면 수출 변동성도 커지는데 이번 분석 결과 한국은 수출 규모가 커서 전체적인 수출 변동성은 크지 않았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반도체 등 세계 무역에서 영향력이 큰 민감품목만 국한해서 봤을 때다. 한국은 30.6%로 중국보다는 8.6%포인트, 일본보다는 5.1%포인트 더 높았다. 그만큼 대외충격에 취약한 구조인 셈이다.
또 한국은 지난 2011년 이후 경쟁국에 비해 민감품목의 비중이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감품목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중간재 산업의 수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경쟁국에 비해 소수의 대형 우량품목에 수출이 쏠려 있어 해당 품목의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수출 변동이 전체 수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출 확대가 안정적으로 지속되려면 반도체 같은 효자종목 외에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블루칩의 수출을 개발하고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국은 수출액 5,739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운 바 있다. 특히 반도체는 979억4,000만달러를 기록, 단일품목 최초로 1994년 한국의 총수출액(900억달러)을 넘겼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