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공공기관 임금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어 올해 연구용역을 통해 살펴볼 것”이라며 “기관별 업종 차이와 업무 특성, 근속기간 등 임금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를 기초부터 세심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용역에는 기관별 입사 자격 요건과 승진 속도, 직급별 보수 수준 등 임금 전반에 대한 조사가 포함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28일 ‘공공기관 경영평가제도 개편 방안’을 내놓으며 공공기관별 임금 격차의 가장 큰 원인인 성과급 개편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성과급은 물론 보수 체계 전반을 검증하기로 한 만큼 사실상 공공기관 임금 인상률을 제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공공기관 고임금 논란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실과 한국경제연구원이 각각 분석한 자료를 종합하면 지난 2016년 기준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평균 연간 급여가 3,387만원인 데 비해 공공기관 정규직은 두 배에 가까운 6,635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5,478만원)과 비교해도 매월 100만원씩 더 받는 셈이다. 기관 성격별로 정규직의 경우 시장형 공기업의 평균 연봉은 8,219만원에 달했고 준시장형 공기업은 7,695만원,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은 7,514만원으로 공공기관 전체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이같이 격차가 제법 나자 박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이 공무원보다 더 많이 받고 시장형 공기업이 기타공공기관보다 연간 2,000만원을 더 받는 근거가 무엇이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공공기관 임금이 매년 물가상승률 이상 오른 점도 일반과 격차를 키웠다. 지난해 물가가 1.9% 올랐지만 내년 공공기관 인건비 인상률은 이보다 0.7%포인트 높은 2.6%로 정해졌다. 통상 공무원 인건비 상승률을 그대로 따른다. 2015~2017년 물가상승률은 1% 안팎이었지만 공공기관 인건비 상승률은 3%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한 위원은 “공공기관 인건비가 너무 많다는 의견이 있는데 임금 인상률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인건비는 매우 민감한 만큼 당장 인상 여부를 판단한다기보다는 우선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세종=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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