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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 수출 최대 복병…원엔 환율 1% 내리면 수출 0.32% 감소"

현대경제연구원 '2018년 수출 경기 7대 이슈' 보고서





원화 강세가 올해 수출의 최대 복병으로 꼽혔다. 지난해 수출 주도 경제성장을 누린 한국이 올해도 3%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려면 수출이 핵심적이지만 원화 강세와 미·중 보호무역주의, 반도체 경기 둔화 우려 등 산적한 이슈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4일 ‘수출 경기의 7대 이슈’ 보고서에서 “원화 절상은 중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수출 가격 인상으로 인한 수출 감소, 기업 수익성 악화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최근 원화 강세는 수출 측면에서 달러보다 영향력이 크다고 알려진 엔화에서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수출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060원대까지 하락,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1,050원이 위협받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원·엔 환율도 마찬가지다. 원·엔 환율은 20015년 6월 이후 900원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원·엔 환율은 지난 12일 100엔당 956원87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문제는 이런 원화 강세가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보고서를 쓴 김천구 연구위원은 ”양호한 국내경제 펀더멘털, 경상수지 흑자 지속, 환율 조작국 지정 우려로 인한 미시적 대응 어려움 등으로 2018년 원화 강세가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원화 강세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수출 경기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원화 표시 수출가격 인상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출이 줄어드는 물량효과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연평균 1% 하락할 경우 국내 기업의 수출은 약 0.32%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제조업(-0.36%)이 서비스업(-0.20%)보다 민감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엔 환율이 연평균 950원을 기록하면 수출은 1.9%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900원까지 떨어지면 수출 감소폭은 3.4%로 커진다.





최근 3년 내 최고치까지 오른 국제유가도 변수다. 보고서는 ”유가 상승은 초기에는 수출 증가에 도움을 주지만 6분기 이후부터는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평균 배럴당 55.3달러(WTI 기준)인 국제 유가가 올해 4·4분기 60달러까지 오를 경우 수출은 0.19%, 80달러까지 오르면 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가 상승 후 6분기 이후부터는 수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제조원가 중 석유제품 원가 비중이 높고 국제 경쟁도가 높은 산업들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 전체 수출의 17.1%를 차지한 반도체의 수출 경기 둔화 가능성도 우려 요인이다.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 경기가 올해 상반기까지 호황을 유지하다 하반기부터 서서히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2016년 2·4분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반도체 수출 상승 확장 국면은 현재 6분기 연속 진행 중“이라며 ”2000년 이후 평균 8.5분기까지 확장 국면이 이어졌다는 점에 비춰볼 때 2018년 2·4분기 또는 3·4분기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2017년은 수출의 힘으로 3년 만에 경제성장률 3%대 달성이 유력하다“며 ”올해 소득주도 성장 전략 추진으로 내수 부문이 주목받고 있지만 소규모 개방 경제인 국내 특성상 올해도 3%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화의 급격한 강세를 예방하고 외환시장 안정에 주력하면서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편중된 수출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5대 수출 강국 진입을 위해 시장 외연 확대 및 제품 경쟁력 강화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 경제 리밸런싱 등 G2 리스크에 대한 대응책 마련 △8대 신산업을 수출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주문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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