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메자닌(Mezzanine)펀드로 첫 성공모델을 만든 ‘선형렬펀드’가 헤지펀드로 나온다.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메자닌펀드를 설정·운용해온 선형렬 대표가 이끄는 에이원투자자문이 헤지펀드운용사로 전환한다. KTB자산운용에서 독립해 3년여 만에 4,000억원의 자금 몰이에 성공한 에이원투자자문의 스토리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15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이원투자자문은 금융당국으로부터 헤지펀드 등록인가를 받았다. 에이원자산운용 전환 후 투자대상 발굴에 집중해 늦어도 오는 2월 말께 1호 헤지펀드 출시할 계획이다. 헤지펀드로 전환된 에이원운용은 기존 방식의 메자닌펀드와 함께 기업공개(IPO) 이슈와 실권주 인수 등의 기업 이벤트를 포함시켜 추가수익을 올리는 펀드도 함께 내놓을 예정이다.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을 일컫는 메자닌 증권은 주로 중소·중견 코스닥 기업들을 중심으로 발행된다. 투자 수요가 증가하자 검증되지 않은 기업들이 우후죽순 메자닌을 발행하자 지난해부터 지나친 과열 양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선형렬 에이원자산운용 대표는 “2016년 7조원, 지난해 8조원으로 성장한 메자닌시장은 올해 10조원으로 더욱 팽창할 것”이라며 “흔들리지 않는 투자원칙을 지키는 방법만이 메자닌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선형렬펀드는 대주주의 실체가 없거나 대표이사나 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회사는 투자대상에서 제외한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 회사나 정보기술(IT)기업처럼 기술력이 뛰어나지만 그에 대한 분석이 불가능할 경우에도 투자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KTB운용과 에이원투자자문을 거치며 단 한 번도 디폴트 이슈가 없었던 배경이다.
지난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기 진행된 C&S자산관리(032040)의 CB를 편입한 일부 펀드에서 디폴트가 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다음달께 원금 회수가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C&S자산관리를 편입한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메자닌 투자는 짧게는 1년에서 보통은 3년 후를 내다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기업이슈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으면 투자 자체가 힘들다”며 “디폴트가 단 한 번도 발생치 않게 한 선형렬펀드는 국내 메자닌펀드의 모범이 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에이원자산운용은 앞으로 중소·중견기업 자금 조달의 창구로서도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IBK자산운용과 함께 100억원가량의 메자닌펀드를 조성한 것도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노하우를 전수받겠다는 의지였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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