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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블록체인은 인터넷 보다 강력한 기술, 구글·아마존이 지배하는 세상 바뀔 것"

'블록체인 혁명' 저자 돈 탭스콧

누구나 데이터 관리·보증 가능해져

일부가 독점하는 산업생태계 붕괴

어떻게 활용할지 진지한 논의해야

돈 탭스콧(사진) 탭스콧그룹 최고경영자(CEO)가 17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블록체인 혁명, 전통경제와의 융합’ 포럼 강연에 앞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송은석기자




“지금 우리 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페이스북·구글·아마존·에어비앤비 등 플랫폼 생태계는 블록체인 기술 도입과 함께 전면적으로 바뀔 것입니다. 중개자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개인 간(P2P)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17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블록체인 혁명, 전통경제와의 융합’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 참석한 돈 탭스콧(사진) 탭스콧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블록체인 기술이 플랫폼의 근본적인 개념마저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인터넷이 지닌 개방성에 주목해 정보의 세계가 보다 민주적이고 평등하게 작동할 것으로 여겼지만 무수한 데이터를 축적한 아마존·구글·페이스북 같은 플랫폼 기업이 큰 힘을 갖게 됐다”고 짚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이 발전하면 개인이 서로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보증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일부 기업이 독점하는 지금과 같은 형태의 산업 생태계도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탭스콧 대표는 기존의 패러다임과 질서 자체를 바꾼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제2의 인터넷 혁명’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등장은 처음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와 비슷한 부분이 많지만 블록체인은 인터넷보다 더 강력한 기술”이라며 “금융 시스템 변화를 시작으로 블록체인 기술은 정치·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바꿔 우리의 미래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탭스콧 대표는 현재 금융 시스템이 은행이 생겨났던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형성된 법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터넷뱅킹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시대지만 여전히 사람이 직접 이동해 거래하던 시절의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변경 불가능한 ‘공개원장’에 가치를 기록해 익명성과 보안성이 보장된 거래를 구현함으로써 기존 구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보의 기록이 분산돼 전 세계 개인용 컴퓨터에 퍼져 있는 덕분에 해킹에 노출될 별도의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돈 탭스콧 탭스콧그룹 최고경영자(CEO)가 17일 서울 용산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블록체인 혁명, 전통경제와의 융합’ 포럼에 참석해 강연에 앞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탭스콧 대표는 경제 분야에서 더 나아가 정치·정책 분야에도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가져올 것으로 예견했다. 일례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면 정부 정책은 보다 투명해지고 시민과의 소통도 원활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정부는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고 오히려 정부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실제로 사람들은 정부 자체가 문제이며 크게 신뢰하기 힘든 기관이라고 여긴다”며 “블록체인 기반의 네트워크에 올라간 정부의 공식 기록은 누구나 볼 수 있고 검증 가능하며 누가 이 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했는지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신뢰도 역시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미 미국은 16만5,000건의 데이터 세트를 ‘열린 정부 사이트’에 올렸으며 영국 정부 역시 2만2,000건의 데이터 세트를 일반에 공개했다.



아울러 탭스콧 대표는 “혼인증명서·등기부등본·졸업증서에서부터 금융계좌, 의료절차문서, 보험청구서, 식품 원산지 표시 발급에 이르기까지 코드화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안전하게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술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가상화폐 과열 논란에 대해서는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장을 흔들지 않고 조심스럽게 관리하면서 기술의 발전을 지속해나가야 한다”며 “투기나 범죄가 기술을 금지할 충분한 이유가 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휴대폰·인터넷 등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은 가상화폐 차원의 발전을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탭스콧그룹의 CEO이자 작가인 돈 탭스콧은 경영학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싱커스50’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50인’ 중 4위에 올랐다. 토론토대 로트먼경영학교의 비상근 교수이자 트렌트대의 총장을 맡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 ‘블록체인 혁명’은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980년대에 사무실의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구상하고 1990년대에는 전자상거래의 거대한 잠재력에 관한 책을 냈으며 2000년대 초반부터는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에 관해 글을 발표하고 TED 강연회 연설자로도 나섰다. 최근에는 그의 아들 알렉스와 함께 전문연구책임자와 교수진으로 구성된 블록체인 연구소를 설립해 블록체인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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