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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ory]사업구조 바꾸는 옐로모바일, 무슨일이

실적부진에 가상화폐로 선로 변경…빛바랜 '벤처연합' 실험





‘모바일 종합기업’은 단지 꿈이었을까.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지난 2013년, ‘벤처 연합군’을 내세운 옐로모바일은 혁신적인 실험을 단행했다. 수많은 비즈니스가 나오던 때 소규모 스타트업을 대거 인수해 비즈니스 간 시너지 강화에 나선 것이다. 모바일 산업 개화기다 보니 모바일 연합군의 실험은 ‘혁신적’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모바일 생태계의 ‘메기’로 떠올랐던 옐로모바일은 이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등 이른바 ‘뜨는’ 핫아이템에만 집중하는 곳으로 변했다. ‘벤처 연합’이라는 타이틀과 걸맞지 않게 실적부진으로 자회사의 구조조정도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코인원’ 데일리금융 이어 관련사 2곳 지분 인수 등

블록체인으로 활로찾기·자회사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찬사 쏟아진 모바일종합기업, 실패로 끝나” 평가도

1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옐로모바일이 누적 적자 속에서도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등을 중심으로 한 구조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작은 코인원을 보유한 데일리금융그룹 인수였다.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8월 데일리금융그룹 지분 52%를 1,125억원에 인수하며 대주주가 됐다. 이후 국내에 가상화폐 붐이 일었고 코인원이 한 달에 3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데일리금융그룹은 옐로모바일의 알짜 계열사로 거듭났다. 재미를 본 옐로모바일은 지난달 가상화폐 원천기술인 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인 아이지스시스템 지분 27.02%를 인수했고 이어 이달 16일에는 모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75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35.45%를 확보했다. 모다는 오는 3월 문을 열 예정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를 운영하는 제스트씨앤티의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누적 적자가 늘어온 옐로모바일이 가상화폐 사업을 통해 활로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광고대행 사업을 주업으로 하는 아이마케팅코리아로 시작된 옐로모바일은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맞춰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사업들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모바일 종합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뒤 피인수 기업의 지분을 인수 기업의 지분과 교환하는 주식스와프(stock swap) 방식의 인수합병(M&A)으로 큰돈을 들이지 않고 몸집을 키워왔다.

이렇게 구축한 당시에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은 ‘벤처 연합’이라고 불리는 기업 구조와 막 태동하기 시작한 모바일 기반 경제에 대한 기대가 어우러지며 업계에서는 옐로모바일에 대해 ‘혁신적’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투자 문의도 쇄도했다. 2013년 벤처캐피털(VC) DSC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은 것을 시작으로 수천억원대 투자가 이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실적. 급하게 M&A한 기업들 간 시너지가 기대만큼 나지 않으며 옐로모바일은 2015년 467억원, 2016년에는 280억원의 영업손실 기록했다. 실적부진과 주식스와프 방식으로 희석된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 때문에 옐로모바일은 2015년 상장주간사를 정하고도 계속 코스닥 상장을 미뤄야 했다. 급기야 최근에는 계열사 중 한 곳인 피키캐스트의 직원들에 대한 정리해고에까지 나섰다. 석주완 피키캐스트 대표는 최근 피키캐스트 전체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이제는 살아남기 위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라며 “피키캐스트가 살아남기 위한 첫 번째 작업으로 조직과 인력을 슬림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감축 대상이 된 인원은 전체 인원 150여명 중 40%가량이다. 구조조정 대상 인원의 경우 사실상 퇴직금만 제시한 상황이어서 업계에서의 평판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옐로모바일이 기존 사업 인력을 감축하는 가운데서도 당장 돈이 되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해서는 수백억원씩 투자에 나서는 현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모바일 종합기업 실험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부진으로 직원을 해고하면서 대신 당장 돈이 되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뛰어든 현재 상황은 벤처 연합을 통한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 건설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옐로모바일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핵심 사업영역을 선정하고 이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며 “조직 및 인력 개편은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양사록·박호현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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