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이언스]고광본의 생생과학사-화폐역사와 가상화폐

화폐 생명력은 가치·교환

과연 비트코인은 가능할까

화폐의 변천. /쉐어코인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 종이화폐의 역사. /한국은행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투기·버블 논란이 거세게 제기되는 과정에서 과연 가상화폐가 화폐로서 가치척도·저장·교환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현재 가상화폐의 맏형인 비트코인의 경우 일부에서 상품·서비스와의 교환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여전히 투자수단에 머무르는 경향이 짙다.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 다수의 가상화폐는 교환가치 확보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가상화폐가 기존 도토리나 게임머니 등과 비슷해 보이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점차 수요·공급자 간 직계약(스마트계약) 등 산업과 생활 곳곳의 변화를 촉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류 5,000여년 역사에서 초기 물물교환의 단계를 넘어 화폐는 다양한 형태로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이제는 현금을 갖고 다니지 않아도 신용카드를 활용하거나 그저 휴대폰에 깔린 결제 애플리케이션(00페이)으로도 얼마든지 생활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가상화폐까지 등장해 아직은 ‘바위에 계란치기’ 식이지만 달러 중심의 기존 화폐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렇지만 화폐로서 기능하려면 가치가 급등락하지 않아야 하는데 가상화폐는 불안정성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아직은 뚜렷한 한계가 있다.



화폐 변천사를 보면 초기에는 조개껍데기, 짐승 가죽, 옷감, 돌로 만든 도구, 토기, 청동방울과 청동검, 쌀 등 농산물, 철로 만든 농기구, 소금 등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 사용됐다. 하지만 사용하기에 불편한 면이 많았다. 중국의 경우 포전(삽)과 도전(칼) 모양의 쇠붙이가 화폐로 쓰이기도 했으나 사용이 용이하지 않았다. 조개껍데기 등 물품화폐는 시간이 지나면 상해 못 쓰게 됐다.

그다음 진화한 화폐 형태는 오랫동안 훼손되지 않고 누구에게나 가치를 인정받는 금과 은이었다. 로마제국은 황제의 얼굴이 새겨진 금화나 은화를 사용했다. 하지만 황제가 전쟁이나 사치에 매몰돼 화폐 발행을 남발, 과도한 세금을 견디지 못한 농민들이 “차라리 영주 아래로 들어가겠다”고 해 몰락을 자초했다. 유럽의 아메리카 정복기에는 스페인이 멕시코 등 아메리카대륙에서 수탈한 금과 은으로 만든 동전도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금속화폐가 나오기 전까지 쌀과 베 등의 물품화폐를 사용하다가 고려시대 상업이 크게 발달하며 고액인 은병을 일부 사용한 데 이어 금속화폐인 해동통보를 만들어 썼다. 중국 원나라에서는 최초로 종이화폐를 만들었다. 외국 상인이 교역을 위해 갖고 온 금·은을 황제의 국새가 찍힌 종이화폐로 교환해 사용하도록 한 뒤 귀국할 때 금·은으로 바꿔줬다. 14세기 이탈리아에서는 긴 탁자(banco)를 놓고 돈을 빌려주거나 맡아주는 사람들이 생겨났는데 이것이 오늘날 은행(bank)의 효시다.

화폐 위조범도 적지 않았는데 인류 최초의 위조화폐는 아즈텍 문명에서 사용한 카카오 콩을 진흙으로 모방한 것이었다.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은 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이 1923년 조 단위 마르크화까지 내놓은 것이 꼽히다가 이제는 짐바브웨가 2008년 2억% 이상의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해 다음해 미국달러를 공식 화폐로 쓴 것을 들게 됐다.

최재용 (사)4차산업혁명연구원장은 “앞으로 가상화폐가 화폐로서 생명력을 가지려면 블록체인을 활용해 산업과 생활혁신을 꾀하는 과정에서 가치교환과 저장수단으로서의 안정적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