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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節稅미인 잡으려면]주택구입 영수증만 챙겨도 부동산 양도세 덜낸다?

상가 임대업자, 딸을 관리인으로…소득세 절감 톡톡

공동명의로 주택·상가 취득해야 시세차익때 유리

홍종학 세테크 등 부동산 규제시대 꿀팁 알자 열풍





# 매달 800만원의 월세가 나오는 상가를 소유한 부동산 임대사업자 A씨는 딸에게 매달 100만원씩 ‘월급 아닌 월급’을 주고 있다. 딸을 임대관리인으로 지정하고 이에 따라 주는 월급이지만 실제 상가관리를 위해 딸이 하는 일은 거의 없다. 대신 절세 효과는 막강하다. 가정주부인 딸은 다른 소득이 없기 때문에 연 1,200만원 연봉으로 인한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고 A씨도 딸의 월급만큼은 35%에 달하는 임대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 다주택자 B씨는 자신이 소유한 여러 채의 아파트 중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고가아파트를 자녀에게 전세를 줬다. 10억원이 넘는 전세금이 없었던 자녀는 B씨에게 전세자금을 빌리는 차용증을 쓰고 매달 그에 해당하는 이자를 은행 계좌로 입금한다. 증여 관련 세무조사 시 자료로 제출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B씨는 때때로 자녀에게 이자로 받은 돈의 일부를 생활비에 보태쓰라고 자녀에게 현찰로 준다.

부동산 세테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수백억원대의 자산가들뿐 아니라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들도 세금 규제가 강해지면서 세금을 알아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며 A나 B씨처럼 절세를 위해 합법과 불법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절세를 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아무리 시세차익을 남기거나 임대소득을 올린다 해도 세금을 내고 남는 게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절세를 터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그동안 거액자산가들 사이에서만 알음알음 알려졌던 절세 방법은 일부 ‘사회지도층’의 사례가 논란이 되면서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명박 전 대통령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 소유 빌딩을 관리하는 회사의 직원으로 자녀를 등록해놓았다. 임대소득에 따른 경비를 늘려 세금을 줄이는 동시에 자녀에게는 합법을 가장한 편법증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 장관은 장모가 소득이 없는 어린 자녀에게 건물 지분 일부를 증여한 사실이 논란을 빚으면서 자녀에게 증여를 고민하는 자산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홍 장관의 딸은 2억원 넘는 증여세를 낼 돈이 없어 ‘엄마’에게 차용증을 쓰고 돈을 빌린 후 매달 이자를 갚고 있다.

대형은행의 자산가 대상 세무 컨설턴트는 “언론 보도가 나온 후 조부모에서 손주 간 증여, 소득이 없는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 등 ‘홍종학식 세테크’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한세대를 걸러 손주에게 증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 게 세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조부모들의 수명이 길어진데다 자녀에게 한 차례 증여했다가 다시 향후에 자녀들이 손주에게 증여할 경우 증여세를 두 번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아슬아슬한 절세뿐 아니라 다주택자나 오피스텔과 같은 소액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부동산 세테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부동산 세금 해결사’라는 부동산 절세전략서를 낸 성민석 세무사는 지난해 11월 책이 나온 뒤 벌써 세 차례나 강의를 했다. 지난해 말 출판사 주최로 교보문고에서 진행한 강연에는 30명 정원에 60여명이 신청했다. 책 역시 나온 지 두 달 만에 2쇄 발행을 앞두고 있다. 성 세무사는 “다주택자들의 절세 전략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 “증여·임대등록·매도·보유 등의 갈림길에서 제일 중요한 기준점은 세금”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들의 최대 관심은 우선 오는 4월1일까지 임대주택을 등록할지 여부다. 4월1일까지 등록한 임대주택은 5년 이후 매각할 경우 양도세 중과 배제 대상이 된다. 이후에 등록하면 준공공임대로 8년간 임대를 유지해야 양도세 중과 배제가 적용된다. 성 세무사는 “인터넷에 이미 상당히 많은 정보가 올라와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세무지식을 가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2019년부터 강화되는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절세 방법 역시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다. 현재까지는 2,000만원 미만 주택 임대소득이 비과세지만 2019년부터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오피스텔 한 채를 주거용으로 임대한 소액 부동산 투자자들도 세금 압력을 서서히 느끼고 있다.

황규철 세무사는 “예전에는 주택 한두 채를 가진 사람이 세금 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며 “앞으로는 갈수록 과세 망이 좁혀들면서 절세 방안을 문의하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세무사들은 기본적인 절세 팁만 챙겨도 꼭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아낄 방법이 많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주택 구입 및 유지에 쓰던 비용의 영수증만 잘 챙겨놓아도 나중에 양도소득세를 절감할 수 있다. 인테리어 비용, 보일러 수리비, 공인중개사 및 법무사 수수료 등이 이에 포함된다.

또 세금을 고려한 공동명의 취득 여부도 챙겨야 할 대목이다. 1억원의 시세차익이 났을 경우 단독명의라면 35% 세율구간이지만 공동일 경우 24%씩 세율구간에 해당한다. 황 세무사는 “편법에 가까운 절세는 나중에 세무조사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지만 합법적 절세 방안을 적극 활용하면 투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며 “부동산 매수 및 매도 전에 세금 납부 여부를 꼭 따져 의사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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