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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女하키 질문에…정몽원 하키협회장 "어휴, 그건 좀"

2018 임진클래식 경기 관람

"단일팀 관련 의견 내기 어렵다"

"경기 수 늘려 저변 확대" 주장도

19일 경기 파주의 파평면 율곡습지공원에서 열린 ‘2018 임진클래식’ 아이스하키 행사에서 한국과 캐나다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왼쪽 사진). 지난 1952년 캐나다 육군이 임진강에서 아이스하키를 즐기고 있다(오른쪽 사진). /연합뉴스·캐나다국가기록청




“이놈들 왜 열심히 안 뛰어!”

19일 경기도 파주시 율곡습지공원. 한국팀과 캐나다팀의 남자아이스하키 특별 경기 ‘2018 임진클래식’을 지켜보던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은 경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자 답답해하며 고함쳤다.

경기 시작 전 일찌감치 캐나다팀 골문 뒤편에 자리 잡은 정 회장은 기자에게 “한국전쟁 당시 여기 바로 옆 강변에서 캐나다 파병 군인들을 주축으로 아이스하키 대회가 열렸다. 이번 친선 경기는 그만큼 평화를 바라는 의미가 크다”고 소개했다. 주한 캐나다대사관과 파주시가 함께 주최한 이날 친선 경기는 정 회장이 이끄는 한라(014790)그룹이 공식 후원사로 경기장 건설을 포함한 각종 비용을 댔다. 캐나다팀은 6·25 때 임진강에서 맞붙었던 육군 프린세스 패트리샤 경보연대와 왕립22연대 부대원들로 구성됐다. 한국팀은 전통적인 라이벌 연세대와 고려대의 선수들이 함께 팀을 꾸렸다.

캐나다팀 골문 뒤에서 한국팀의 득점 모습을 지켜보려 했던 정 회장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이내 감독 모드로 돌변했다. “거기서 패스를 해야지 왜 몰아” “야야, 그쪽은 빙질이 안 좋다니까, 이쪽으로 공격해.” 1피리어드가 끝나고서야 여유를 찾은 정 회장은 “군인 정신이 확실히 무섭다”며 아이스하키 이야기를 이어 갔다. 그는 “캐나다에서는 걸음마를 떼고 4~5살 때부터 아이스하키를 한다”면서 “아마추어인 얘네들한테는 이렇게 좋지 못한 얼음 상태가 오히려 더 친숙할 수 있다”고 웃어 보였다. 정 회장은 “우리나라도 아이스하키의 저변을 좀 더 확대해야 한다”며 “우선 경기 수를 좀 더 늘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스포츠계의 가장 큰 화두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남북 단일팀 구성이다. 이에 대해 묻자 정 회장은 “어휴, 그건 좀”이라면서 손사래를 쳤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의 위치에서 어떤 의견도 내기 어렵다”고 한숨 쉬는 정 회장의 얼굴에는 단일팀 구성의 깊은 뜻과 함께 땀 흘려 고생한 선수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동시에 묻어났다.

각각 20분씩 2피리어드로 치러진 이날 경기는 캐나다팀의 7대1 승리로 끝났다. 공교롭게도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팀은 평창올림픽 예선에서 캐나다팀과 맞붙는다. 패배를 되갚아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정 회장은 “상대는 세계 랭킹 1위 팀이다”라면서 웃어 보였다. 하지만 이내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팀이 큰일을 한 번 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파주=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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