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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과 MB, 질긴 악연]2007년 대선후보 李 "靑이 정치공작"...비서실장 文 "명예훼손 고소"

"솔직히 정동영 후보 당선 바라"

文,국회 출석해 공개적 발언도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에

文 "사실상 정치적 타살" 회고

임종석 실장 UAE行 논란으로

10년 묵은 갈등 다시 불거져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질긴 악연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 2015년 11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대통령 빈소에서 어색하게 인사하고 있는 문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정면 충돌하면서 이들의 질긴 악연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후반 때인 지난 2007년부터 신경전을 벌였고 노 전 대통령 서거를 기점으로 갈등이 극에 달했다.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관계를 두고 갈등이 고조됐다.

①MB “靑이 대선 정치공작” VS 文, MB 고소=시작은 10여년 전인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발단은 이 전 대통령 측이었다. 유력 대선 후보였던 이 전 대통령 측은 8월 “10월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차기 정권으로 연기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 대통령은 상황점검회의 후 “현직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막겠다는 발상”이라는 뜻을 대변인을 통해 밝히며 강력 반발했다.

그해 10월 한나라당은 “청와대가 ‘이명박 후보 죽이기’를 위해 국정원·국세청을 동원한 정치공작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고 문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 등을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상 초유의 비서실장의 대선 후보 고소였다. 11월 문 대통령은 국회에 출석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답변해도 된다면 그렇다”고 말하기도 했다.

②노 전 대통령 서거로 갈등 최고조=2008년 12월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를 태광실업의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고 노 전 대통령도 이듬해 4월 소환 조사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변호인 자격으로 동행했고 조사에도 입회했다. 5월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문 대통령은 서거 사실을 처음 발표하고 장례식 때 장례집행위원장과 상주를 맡았다.



문 대통령은 저서 ‘운명’에서 “당시 여론재판과 마녀사냥은 견디기 힘든 수준이었다. 노 전 대통령을 파렴치범으로 몰아갔다”며 “중수부장 이하 검사들도 언론에 수사 상황을 모두 흘렸다”고 밝혔다. 그는 “뇌물로 받은 1억원짜리 시계를 논두렁에 갖다 버렸다는 ‘논두렁 시계’ 소설이 단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또 “정치보복의 시작은 참여정부 사람들에 대한 치졸한 뒷조사였다”며 “노 대통령의 죽음은 정치적 타살이나 진배없었다”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금도 그분(노 전 대통령)의 유서를 수첩에 갖고 다닌다. 그냥 버릴 수 없어서 그럴 뿐”이라고 적기도 했다.

③임종석 UAE 行 놓고 다시 갈등=이후 10년의 보수정권을 지나며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양측의 갈등은 최근 UAE와의 관계를 놓고 다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 전 대통령은 신년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임종석 비서실장의 UAE 행과 관련해 “내가 이야기하면 폭로여서 이야기할 수 없다”며 현 정권 심기를 긁었다. 그전에는 청년실업, 제천 화재, 북핵 등 현 정부의 ‘아픈 곳’을 찌르며 “대한민국 국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는 등 여론전을 펼쳤다.

이에 청와대도 발끈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의 ‘분노’ 발언이 나온 18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이 여러 번 있었음에도 정부를 책임지는 책임감 때문에 인내했다”며 “그러나 정부를 책임지고 있다는 이유로 인내만 하라는 것은 또 다른 무책임”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그동안 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 때 UAE 원전을 수주하기 위해 유사시 한국군이 자동개입한다는 비공개 군사협정을 맺었음에도 공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지만 이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 죽음까지 거론하자 본격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흠결이 있으면 수정, 보완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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