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병원은 심장질환자에게 어떤 시술·수술을 하는 게 적절한지 치료 방침을 정할 때 항상 심장내과·흉부외과·영상의학과 전문의 등 다수의 전문가가 모여 토의합니다. 환자·보호자와도 상의하고요. 협진·다학제진료를 표방하는 병원이 많지만 우리처럼 충실하게 실천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최영진 세종병원 수련부장(심장내과 전문의)은 “내과·외과 심장 전문의가 1년 365일 24시간 상주하며 응급대기하는 것도 급성 심근경색 등으로 인한 사망·후유증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우리 병원의 노력이자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장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스텐트(금속망) 및 대동맥판막 시술을 많이 한다.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협심증·심근경색증 환자의 관상동맥에 스텐트를 넣어 넓혀주거나 노화돼 밸브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대동맥판막 등을 스텐트 일체형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시술(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AVI)이다. 허벅지 대퇴동맥 등을 통해 접힌 상태의 스텐트가 달린 유도 철선을 심장 부위까지 밀어넣은 뒤 목표지점에서 펼쳐 고정하기 때문에 가슴을 여는 개흉수술과 달리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할 수 있다.
최 부장은 “세종병원은 지난 2010년부터 선도적으로 TAVI 시술을 했고 스텐트 시술 건수도 국내 톱5에 들 것”이라며 “가슴을 열어 대동맥판막 보강수술을 할 경우 3%가량에서 사망 또는 합병증이 생기지만 시술은 고령자나 심장·콩팥·뇌 등의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도 비교적 안전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 동맥 내벽에 콜레스테롤 등 지방질이 쌓인 혹(죽종)이 커지거나 터지는 것을 억제하는 지질강하제와 아스피린 등 항혈소판제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체중·식이조절을 하지 않으면 몇 년 안 돼 스텐트 부위의 혈관 등이 다시 좁아지거나 막히게 된다. 당뇨병·콩팥병을 앓고 있다면 그 속도가 더 빨라진다. 이 경우 다시 스텐트 시술을 할 수도 있고 좁아진 혈관 부위가 길거나 여러 군데라면 속가슴동맥 등으로 대체하는 수술(관상동맥 우회술)을 고려한다. 관상동맥 우회술을 받는 환자의 20~30%는 이미 스텐트 시술을 받은 경우다.
심장 내 전기적 신호전달 경로에 이상이 생겨 심장이 빨리 또는 느리게 뛰는 부정맥 치료와 관련해 최 부장은 “이상 전기신호를 일으키는 심장 안쪽 내막 부위를 고주파 열로 태워 이상 박동을 차단하는 시술(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이나 외막조직을 태우는 수술을 한다”며 “수술 시 좌심방 아래쪽에 귀(耳·이)처럼 튀어나와 혈전이 잘 생겨 뇌졸중 위험을 키우는 좌심방이 절제수술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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