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가가 최근 오름세를 타면서 바다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해양생산설비에 대한 입찰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조선업계 안팎에서는 유가 상승으로 인해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해양 설비 발주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상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삼성중공업의 남준우 신임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수주 목표인 82억 달러를 달성해 2019년에는 매출 7조원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겠다”고 공격적인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의 가장 큰 배경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유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의 경우 지난해 6월 40달러 선에서 현재 배럴당 65달러에 근접한 상황이고 북해 브렌트유 역시 지난해 40달러대에 머물렀지만 이미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연말까지 8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같은 유가 상승은 수주 절벽으로 인해 실적 악화에 허덕이고 있는 조선업계에 희망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바다에서 원유를 시추할 수 있는 해양설비 발주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가 베트남의 푸쿠옥에서 원유를 생산할 수 있는 FPSO를 조만간 입찰에 부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FPSO의 규모는 15억 달러, 한화로 1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계약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스타토일사는 최근 삼성중공업에 FPSO의 상부에 설치되는 생산설비에 대한 입찰을 제안했습니다. FPSO의 하부인 헐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싱가포르 조선사와 계약을 마친 만큼 생산설비에 대한 부분을 삼성중공업에 맡기기 위해서입니다.
아울러 셰브런이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뒤 지난해 취소한 로즈뱅크 FPSO에 대한 재입찰도 진행 중입니다. 셰브런은 국내 조선사에 이미 입찰초청서를 발송했고 조선사들은 입찰금액과 건조기간 등을 담은 제안서 제출 작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주절벽에 허덕이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에 해양설비 발주가 한 줄기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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