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자의 표정을 인식해 동물 캐릭터로 표현해 내는 ‘애니모지’ 기능이 다음 달 공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S9에도 탑재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에 애니모지 기능을 적용하기 위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물(Animal)과 이모지(emoji)의 합성어인 애니모지는 일종의 증강현실(AR) 기술로, 애플이 아이폰X 핵심 기능으로 내세운 서비스다. 안면인식 기능인 페이스ID 기술로 이용자 얼굴과 표정을 인식해 원숭이·강아지·여우 등 12가지 동물 캐릭터를 응용한 입체 이모티콘으로 변환하는 것으로 아이폰X에 처음 탑재됐다. 최근엔 이 기능을 활용해 ‘소울(soul)’ 가득한 가수의 노래를 부르거나, 개그 꽁트를 따라하는 등의 콘텐츠도 온라인상에 빈번히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기능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도 지난해 말 신제품 간담회를 통해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을 깜짝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화웨이가 선보인 기술은 애플보다 10배 더 정교한 얼굴인식이 가능하고, 혀의 움직임까지 표현해 냈다.
삼성전자 역시 AR 기능 강화의 하나로 신제품에 애니모지를 담았다는 분석이다. 애플이 오는 2019년 말까지 AR 글래스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별도 기기 대신 기존 제품의 AR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제품에 탑재되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삼성전자가 이달 초 양산을 시작한 ‘엑시노스9(9810)’로, 3D 스캐닝을 통한 정확한 안면인식 보안을 강화한 게 특징이다. 여기에 듀얼카메라와 듀얼픽셀 이미지 센서도 동시 탑재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성능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층 강화된 모바일AP를 통해 전면 카메라 안면인식 기능이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활용한 애니모지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얼마큼 소비자들의 마음에 다가갈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 기능의 상표권 취득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애니모지와 관련된 상표권 논란은 아이폰X 출시 당시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의 ‘이몬스터’는 미국 연방법원에 아이폰X 애니모지 상표권을 도용당했다는 이유로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고,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이모지’를 출시한 게임 개발 스타트업 리얼리티리플랙션은 아이폰X 기능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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