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현지시간 20일 밤 12시를 기점으로 업무 정지, 이른바 셧다운에 들어갔습니다. 미국 의회에서 새해 예산안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우리 증시가 받을 충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데요. 오늘 투데이포커스에서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가 왜 일어났고 우리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금융증권부 김성훈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김기자,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에 들어갔다는데 우선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인지 설명해주시지요.
[기자]
네 미국은 현지시간 20일, 우리 시간으로는 일요일인 어제부터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를 맞았습니다.
‘셧다운’이란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서 미국의 연방정부가 일시적으로 폐쇄되는 것을 말하는데요, 지난 2013년 10월 이후 오바마케어 예산에 대한 의견 차이로 셧다운이 일어난 지 4년 3개월만입니다.
이번에 셧다운 사태가 벌어진 것은 19일까지로 정해졌던 새해 임시예산안이 상원에서 부결됐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정부가 폐기한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에 대한 보완 입법을 요구하며 이를 예산안 처리에 연계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민 관련 법안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예산 항목을 임시예산안에 넣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공화당은 셧다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3주짜리 임시 예산 연장안을 제안하고 현지시간 22일 새벽 1시에 표결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표결이 오후 12시로 미뤄지면서 결국 월요일까지 셧다운 상태가 이어지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정부 기관이 업무를 중단하면 경제적 손실도 상당할 텐데요.
[기자]
현지시간으로는 아직 일요일이기 때문에 셧다운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습니다.
하지만 공공기관 등의 업무가 재개되는 22일까지 셧다운이 이어질 경우엔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한데요.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에 따르면 2013년 셧다운이 16일간 이어지는 동안 우리 돈 약 21조 3,700억원 상당의 생산이 줄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는 셧다운에 따른 연방공무원들의 일시 휴직으로 미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매주 0.2%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셧다운이 계속되면 매주 65억 달러 상당의 미국 경제 생산이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셧다운에 대한 우려가 미국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나요?
[기자]
셧다운 전 마지막 개장일이었던 지난주 금요일에도 셧다운에 대한 우려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뉴욕증시는 우려가 무색하게 상승세를 보였는데요.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전날보다 0.44%·0.55%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지수도 0.21% 상승 마감했습니다.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이처럼 동반 상승한 것은 현지시간 26일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 발표가 예정돼있고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월가에서는 지난 분기 미국의 GDP 증가율을 3%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실제로 3%가 넘을 경우 2005년 이후 처음으로 3분기 연속 3% 성장을 기록하게 됩니다.
현재 4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중 79%의 당기순이익이 시장전망치를 웃돌았고 89%의 매출이 기대치를 웃돌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개선된 점도 지수 상승의 원인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셧다운이 증시에 선반영 되진 않았지만 실제 셧다운이 일어나면서 증시 변동성도 커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한 달 가까이 계속됐던 1995~1996년 셧다운 당시엔 주가가 5% 가량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현재 다우·S&P500·나스닥 선물지수도 동반 하락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셧다운 사태가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기자]
네 오늘 우리 증시는 셧다운 사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하락 마감했는데요.
과거 셧다운으로 인해 미국 증시가 주춤할 때에는 코스피도 함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 증시 특성상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 악재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KB증권은 “지난 1995년과 2013년 사례를 보면 셧다운 초기에는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었지만, 지속적인 주가 하락 요인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교보증권도 “정책 리스크의 재등장으로 투자심리가 주춤할 수는 있지만, 과거 셧다운 기간 미국 증시 주가수익률 평균이 -0.6% 수준인 만큼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신한금융투자는 “중장기적 증시 조정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변동성이 확대 됐을 때를 저가매수 시기로 볼 수도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셧다운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이번 셧다운이 1주일까지 갈 수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우리 증시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커집니다.
다만 “셧다운 이슈가 빠르고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이후 미국발 인프라투자 정책 호재로 인해 증시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투자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앵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도국 김성훈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취재 /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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