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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 대우건설 '분리인수' 합의…3년 후 잔여지분 사간다

잔여지분 10.75% 가격 보장하고

이자·담보 조건 우선협상자 선정

더 높은 가격 제시 후보 나오면

산은, 제3자에 매각할 수 있어





대우건설(047040) 인수에 나선 호반건설이 KDB산업은행에 매각지분 분리 인수 시 이자와 담보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우선협상대상자에 확정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매각지분 50.75% 가운데 40%를 먼저 현금으로 인수하고 나머지 10.75%에 대해 일정 가격을 보장하되 더 좋은 가격에 남은 지분을 인수한다는 제3자가 나타나면 물러나는 조건이다. 호반건설은 정치권 일각에서 특혜 매각 의혹이 불거지자 시장 기준으로 최대한 우호적인 조건을 내놓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산업은행도 이번에 매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양측이 합의에 도달했다.

이날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19일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후 진행된 가격협상에서 대우건설 지분 50.75%에 대해 주당 약 7,700원씩 약 1조6,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9일 대우건설 종가 5,960원보다 약 30% 높은 가격이다. 호반건설은 지분 40%는 현금으로 바로 인수하고 나머지 10.75%는 최장 3년 후 인수하되 주가가 주당 7,700원보다 떨어지더라도 7,700원 이상을 산은에 보장하기로 했다. 주가 하락 보장은 주당 7,700원에서 내려가는 만큼 대출의 이자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호반건설은 이를 위해 계열사가 보유한 예금과 지분 등 현금성 자산을 담보로 제공한다. 아울러 10.75%에 대해 3년 후 더 높은 가격에 인수하겠다는 후보가 나타나면 산은은 그쪽에 매각할 수 있다. 매각 관계자는 “산은 입장에서는 한꺼번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보다 좋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분리매각 과정에서 일정 지분을 우선 매각한 후 나머지 지분에 대해 일정 이상의 가격을 보장하는 조건을 거는 경우 추가 상승 이익에 대해서는 매각자와 인수자가 공유하는 게 일반적이다. 호반건설이 내세운 조건은 가격 하락은 막고 상승 이익은 산은이 모두 챙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특혜 거래라고 비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시장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 든다는 평이 나온다”면서 “이 정권과 호반건설과의 커넥션 의혹을 더욱 짙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 측은 지난해 자산 7조원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에 해당할 정도로 커졌고 시행사업을 주로 하면서 영업이익이 높아 새우와 고래라는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2016년 기준 호반건설의 순이익은 6,555억원으로 적자만 4,700억원을 낸 대우건설에 비해 호실적을 달성했다. 2017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도 1조3,000억원이고 부채비율은 50%대로 2017년 3·4 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8,500억원과 부채비율 284%인 대우건설보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여당이던 2015년 산업은행의 비금융 자회사 매각을 원활히 하기 위해 시장가격으로 팔면 배임에 해당하지 않도록 정관 개정을 추진했기 때문에 이번 헐값 매각 주장은 스스로 입장을 뒤집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세원·박시진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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