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계청이 발표하는 인구동향에선 매달 저출산 관련 신기록이 나온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출생아 수는 해당 달의 최저 기록을 매번 깼다. 가령 2017년 10월 출생아 숫자는 역대 10월 중 가장 적었다.
24일 공개된 2017년 11월 인구동향에서는 또 다른 신기록이 추가됐다. 지난해 11월 출생아는 2만7,000명으로 11월뿐 아니라 역대 모든 달을 통틀어 최저치를 찍었다. 이전 기록은 2016년 12월의 2만7,400명이었다.
1~11월 누적 기록으로 봐도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해 1~11월 출생아 수는 33만3,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1%가 줄었다. 2012년(+2.8%), 2013년(-9.9%), 2014년(-0.2%), 2015년(+0.7%), 2016년(-7.3%) 등 연간 출생아 증감률과 비교하면 지난해 저출산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볼 수 있다.
최근 저출산 속도는 정부 예상보다도 빠른 것이다. 통계청은 2016년에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하면서 2017년 연간 출생아가 41만3,000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금 추세면 35만~36만명 선에 그칠 것이 유력하다. 최근 행정안정부가 발표한 작년 주민등록상 출생아도 36만3,000명이었다. 주민등록상 출생아는 중복 출생 신고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실제 출생아는 이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결혼 적령기인 30~34세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출생아 숫자도 감소하리란 건 어느 정도 예상이 됐다”면서도 “청년층의 결혼 기피와 출산 기피가 이 정도로 심각해지리란 건 예상을 못했다”고 말했다. 2016년과 2017년 1~11월 혼인 건수는 각각 7.0%, 6.4% 감소했다. 통계가 작성된 2000년 이후로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저출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 절벽’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란 예측이 커지고 있다. 2016년 통계청은 인구 감소 시점을 2032년으로 예상했지만 전문가들은 2020년대 중반부터 인구가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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