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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 황영기의 마지막 당부... "최종구의 '무술통공' 기대한다"

"통제 막혀 금융산업 체력 약해져"

이임사서 '규제 철폐' 강력 건의

2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이임식을 가졌다. /사진제공=금융투자협회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무술통공(戊戌通共)’을 기대합니다.”

오는 3일 제3대 금융투자협회장 임기를 마치는 황영기(사진)금융투자협회장이 2일 이임사에서 최 위원장에게 뼈 있는 조언을 했다. 무술통공은 조선 정조 시절 시전 상인들의 독점 권한인 금난전권을 폐지해 소상공인들도 물건을 직접 사고팔 수 있게 한 ‘신해통공(辛亥通共)’에 빗대 무술년인 올해 금융업의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최 위원장의 최근 발언이다. 황 회장이 금융위의 개혁 의지를 지지하고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금융당국과 잦은 마찰을 빚은 그의 발언을 고려하면 곧이곧대로만 들리지 않는다. ‘검투사’라는 별명을 가진 황 회장의 무술통공에 대한 기대는 절실함과 함께 반드시 규제 철폐가 이뤄져야만 한다는 정부를 향한 강한 당부와 건의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는 “특히 정부는 멀리서 업계가 뛰어노는 것을 보다가 결정적일 때 들어와 ‘치(治)’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시장주의자로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금융투자업은 투자자 보호, 시스템 안정, 건전성 등 세 가지를 확보하기 위해 규제는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사전에 커다란 벽을 쳐놓으면 자율과 창의가 뛰어놀 공간은 좁아지고 좁은 규제의 틀 안에서 자란 산업의 체력은 허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정부의 과한 규제로 이런 한계가 발생했다는 것이 황 회장의 지론이다. 황 회장은 규제개혁의 절박함을 이임사 원고에 밑줄까지 쳐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지율이 역대 최고로 높은 정부니 만큼 개혁에는 가장 좋은 여건”이라는 부분 역시 밑줄을 그었다.



황 회장은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내놓고 자산운용업의 운용 규모를 늘리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개인적으로 금융 분야에서 일한 지난 20년에 대해 회한이 많이 남는다”고 회고했다. 그는 “반도체나 철강·조선 등 산업 분야에서는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들이 나왔지만 금융에서는 아직 글로벌 베스트 기업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떠나는 황 회장은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황 회장은 “지금은 타 금융권뿐 아니라 정보기술(IT)과 유통 등 다른 분야의 회사들과 무한 경쟁해 살아남아야 하는 시대인데 업계 스스로 오랜 통제에 순치돼 담 너머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의욕을 잃지 않았는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투자 산업은 지도에 없던 신대륙을 찾아 나서는 것이 본질로 내비게이션보다 나침반을 들고 떠나야 하는 가장 역동적인 산업”이라며 임직원들에게 야성과 상상력, 앞을 내다보는 내공을 키우라고 주문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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