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결정법이 4일부터 본격 시행됐지만 상급종합병원의 45%, 종합병원의 90%는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심의하는 ‘병원 윤리위원회’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상급종합병원 42곳 중 23곳(55%), 종합병원 301곳 중 30곳(10%)에 윤리위가 설치된 것으로 집계됐다. 병원은 2,981곳 중 6곳(요양병원 1,519곳 중 4곳, 요양병원이 아닌 병원 1,462곳 중 2곳)으로 0.2%에 그쳤다.
3,324개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중 윤리위가 설치된 곳은 59곳으로 1.8%에 불과했다.
윤리위는 연명의료 중단 결정 등에 관해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와 가족, 의료인이 요청한 사항을 심의하고 결정과 관련한 환자·가족 상담, 의료인 윤리교육 등을 담당한다. 5명 이상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2명 이상은 종교계·법조계·윤리학계·시민단체 등의 추천을 받은 비인료인이어야 한다.
연명의료란 치료 효과 없이 임종과정의 기간만 연장하는 네 가지 의학적 시술(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을 말한다. 임종과정이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이 임박한 상태다.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란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으로부터 임종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은 자를 말한다.
최 의원은 “법 시행 초기라고는 하지만 윤리위 설치가 너무 저조하다”며 “윤리위가 없는 병원에서 임종기를 맞게 돼 환자가 연명의료 중단을 원할 경우 윤리위를 구성한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해 윤리위 설치 병원을 보다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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