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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한국 쇼트트랙팀, 결전의 땅 밟았다

역대 동계올림픽 金 80% 사냥

5일 선수촌 입성·6일 첫 훈련

이번엔 금메달 4~5개 목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밭’을 일굴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5일 오후 강릉선수촌으로 들어서고 있다. 윗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선태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과 함께 얘기 나누는 심석희, 최민정, 임효준, 서이라, 곽윤기. /강릉=연합뉴스




한국이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쌓은 금메달은 총 26개. 쇼트트랙은 이 중 21개를 책임졌다. 비율로 따지면 80%가 넘는다.

하계올림픽의 양궁처럼 한국의 확실한 메달밭인 쇼트트랙이 마침내 결전의 땅에 입성했다. 쇼트트랙 남녀 대표팀은 5일 강릉선수촌에 입성해 본격적인 올림픽 일정을 시작했다. 당초 이날 오후6시30분에 잡혀 있던 훈련을 취소한 대표팀은 6일부터 결전지인 강릉아이스아레나와 영동대 쇼트트랙 훈련장에서 마무리 훈련에 들어간다. 쇼트트랙까지 합류하면서 올림픽을 눈앞에 둔 한국 선수단을 둘러싼 분위기는 한층 더 활기를 띠고 있다.

대표팀은 최근 여자 대표팀 주장 심석희(21·한국체대)가 코치에게 폭행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했다가 복귀하면서 팀 분위기가 한때 어수선해졌지만 금메달 4~5개를 책임진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해당 코치는 영구제명 조치됐고 심석희는 마음을 추스르고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다 이날 동료들과 함께 강릉으로 넘어왔다.



지난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김기훈의 2관왕으로 금빛 퍼레이드를 시작한 한국 쇼트트랙은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전체 8개 종목 중 6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으며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안현수(현재는 빅토르 안)와 진선유가 각각 3관왕에 올랐다. 2014 소치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보탠 한국은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이 목표로 하는 금메달 8개 중 절반 이상을 사냥할 태세다.

선봉은 역시 최민정(성남시청)과 심석희 ‘투톱’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이다. 이들 ‘원투펀치’가 이끌고 김아랑(23·고양시청)·김예진(19·평촌고)·이유빈(17·서현고)이 받치는 여자 대표팀은 500·1,000·1,500m와 3,000m 계주까지 전 종목 석권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최민정의 전관왕을 점치기도 했다. 최민정은 한국이 유일하게 약한 500m에서도 월드컵 3회 우승을 차지하는 등 전대미문 4관왕의 강력한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여자 대표팀의 경계대상 1순위는 중국이다.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한국의 계주 5연패를 가로막은 중국은 특히 반칙성 플레이에 능하다. 중국의 판커신은 우리뿐 아니라 경쟁팀들 사이에 ‘나쁜 손’으로 악명높다. 우리 대표팀은 중국의 반칙성 플레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111.12m 트랙을 하루 최대 300바퀴씩 도는 지옥훈련을 견뎌내 왔다. 이렇게 기른 체력을 바탕으로 초반부터 중국의 사정권에서 벗어나는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겠다는 각오다. 3일 입국한 중국은 5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계주 훈련에 집중했다. 중국 여자 계주는 올 시즌 월드컵에서 금·은메달을 1개씩 따냈다.

남자 대표팀의 키워드는 명예회복이다. 남자팀은 직전 소치 대회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임효준(22·한국체대)·황대헌(19·부흥고) 등 기대주들이 많다. 일곱 차례 수술을 겪고 이번에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임효준은 올 시즌 월드컵에서 1,000·1,500m 금메달, 5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이라(26·화성시청)·곽윤기(29·고양시청)·김도겸(25·스포츠토토)이 함께하는 5,000m 계주도 월드컵 우승 경험을 바탕으로 금메달을 목표로 한다. 임효준은 “남자의 경우 전력 평준화로 오히려 우리가 외국팀을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더 노력하고 있다. 저희끼리도 ‘더 분발해서 올림픽이 끝나도 관심이 끊기지 않게 한 번 해보자’는 얘기로 서로 격려한다”고 말했다.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쇼트트랙 첫 경기는 오는 10일 오후7시 벌어질 남자 1,500m다. 여자도 이날 500m 예선으로 금맥 캐기에 나선다.

/강릉=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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