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충북 오창 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한 중견기업 네패스를 방문해 중견기업 정책혁신 워크숍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견기업 비전 2280’ 세부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백 장관은 2015년 기준 3,558개에 불과한 중견기업을 2022년까지 5,500개로 확대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13만개를 창출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또 5년간 2조원의 R&D 예산 지원, 지역 대표 중견기업 50개 육성, 정부 고용지원 중견기업으로 확대 등 제도개선도 계획돼 있다.
문제는 이들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올해 산업부 중견기업 정책 관련 예산은 622억원으로 전년(765억원)보다 18.7%가 줄었다. 산업부 전체 예산이 1.6%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11배를 웃돈다. 더욱이 예산이 3.7% 증가한 중소벤처기업부(8조8,561억원)와 비교하면 비중이 0.7%에 불과하다. 예산이 줄면서 곳곳의 사업 예산이 삭감됐다. 중견기업 수출 지원을 위한 예산은 100억원에서 78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글로벌 중견기업 육성 프로젝트에 쓰일 예산도 17.4%, 이를 위한 인프라 구축 예산도 5.2% 감소했다.
R&D 예산도 마찬가지다. 산업부는 제조업종의 중견기업 R&D 예산으로 4,000억원가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만 세워놓았을 뿐 실체는 없다. 비제조업 지원 R&D 예산 역시 확보하지 못했다.
예산이 여의치 않자 산업부는 ‘R&D예산 후불형’ 제도를 들고 나왔다. 초기에 R&D 자금의 20%를 지원하고 수출이나 매출이 5% 증가하는 등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나머지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산업부는 “예산이 부족해서 후불형 제도를 하는 게 아니고 중소기업청에서 지난해부터 하던 사업을 그대로 이어서 확대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중견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기 예산의 1%도 안되는 예산으로 산업부가 뭘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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