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상장사들이 수익을 좌우하는 이자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은행주는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증가로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조달금리 상승, 법정 최고금리 인하의 악재를 맞은 캐피털과 대부업체는 부진 탈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업종은 미국 증시 폭락의 영향을 고스란히 맞으며 4.20%나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38.44포인트(1.54%)나 하락하는 상황에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고 은행업종도 시장 상황을 비켜갈 수 없었다.
이날 은행업종이 가장 강한 유탄을 맞았지만 전날까지만 해도 은행주는 올해 상승장에서 유독 빛났다. 금리 인상 시기를 맞아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지난해 3·4분기 부동산 규제 대책 우려로 잠시 주춤했던 은행주는 금리 상승을 맞아 4·4분기부터 본격 상승하기 시작했고 올 들어서도 상승 랠리를 탔다. 금리 인상은 은행주 실적의 핵심인 NIM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어서다. 이런 전망에 따라 지난 5일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은행업종은 전 거래일 대비 0.94% 오르는 안정감을 보이기도 했다.
코스피가 당분간 미국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우려 등에 따라 횡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당분간 은행주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의 비중이 두드러진 DGB금융지주(139130)·JB금융지주(175330)·BNK금융지주(138930)·제주은행(006220)·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의 성장률이 시중은행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성장과 NIM 개선이 동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익 개선의 기대를 더욱 올릴 수 있다”며 DGB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1만6,000원으로 높였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JB금융지주는 자산성장 둔화가 예상되나 이자이익 증가 등에 따라 올해 예상 순이익이 2,0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제2금융권은 시중금리 인상이 오히려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금융을 주로 취급하는 아주캐피탈(033660)은 조달금리 인상에 따른 실적 저하가 우려돼 올 들어 주가가 횡보하고 있다. 대부업체인 리드코프(012700)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법정 최고금리까지 인하돼 비용 부담은 늘지만 수익성이 악화될 처지에 놓였다. 8일부터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는 27.9%에서 24%로 낮아져 구조적 수익성 저하가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고이자율 인하로 수익성이 과거 대비 상당폭 저하될 것”이라며 리드코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