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주식시장은 예상보다 강한 경제지표와 지속적인 달러 약세로 연초 이후 강한 랠리를 보였다. 그중 가장 주목 받는 시장은 단연 우리나라 코스닥 시장과 베트남·브라질·러시아 같은 신흥국 시장이었다. 본격적인 경기 확장 효과로 미국·독일·일본 등 이른바 선진국에서 경기성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으로 보면 이런 분위기는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업종에서 에너지·소재·산업재 같은 경기 민감 섹터로 온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렇듯 경기회복의 에너지가 더 강해지고 수요회복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는 시기이지만 며칠 사이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급격한 시장의 조정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상승 추세가 훼손됐다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연초 이후 지난 1월 말까지 우리나라 지수별 상승률을 비교해보면 코스피 대형주의 상승률이 약 2%, 중형주와 소형주가 약 10% 수준으로 중소형주의 성과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중소형 가치주’의 대형주 키 높이 맞추기(비슷한 수준의 수익률로 따라가는 현상) 투자는 마음 졸이지 않고 편안하게 투자할 수 있는 전략이다. 중소형 가치주 투자의 매력은 우선 지난해 코스피나 코스닥 모두 시가총액 상위주로 수급이 몰리는 현상이 뚜렷해지며 상대적으로 중소형주들의 가격 메리트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MSCI코리아를 기준으로 2015년 말에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상대강도가 130 수준으로 정점에 달한 후 2017년 말에는 73 수준으로 급락하는 등 2년 이상 주가가 정체된 바 있다. 둘째, 코스피 중소형주는 대형주와 달리 경기민감 업종의 비중이 70% 이상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이익회복세가 빠르다.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물가와 금리가 올라갈 경우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저평가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 셋째, 문재인 정부의 정책도 우호적이다. 정부는 벤처 혁신과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KRX300 지수를 발표한 후 오는 6월 중에는 코스피, 코스닥 통합 중소형 지수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지나치게 소외됐던 중소형주에도 공정하게 기관 수급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치주는 흔히 내재가치 대비 가격이 싼 주식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재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경쟁력, 현금을 꾸준히 쌓을 수 있는 재무구조, 경영진의 역량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1,000개가 넘는 기업들을 모두 직접 비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중소형 가치주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자칫 의도하지 않은 투자 실패로 비자발적인 장기투자에 빠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잠시 시장이 쉬어가는 시기, 스스로 투자의 논리를 다시 한 번 정리해보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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