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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힘싣는 허진수 GS칼텍스 회장 "올레핀에 2조 투자"

에틸렌·폴리에틸렌 120만톤 생산

내년 착공…2022년 상업가동 목표

연간 4,000억 추가 영업익 기대

200만명 일자리 창출 효과도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사진제공=GS칼텍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이 본격적인 석유화학사업 영역 확장을 선언했다. 외부 요건에 쉽게 흔들리는 정유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화학사업을 강화함으로써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구축해 변동성을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 43만㎡의 부지에 2조원 이상을 투자해 연간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MFC·Mixed Feed Cracker)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설계 작업을 시작하고 내년에 착공해 오는 2022년 상업 가동하는 게 목표다.

MFC는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인 에틸렌·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로 넓은 범주에서는 국내 화학기업이 보유한 NCC(Naphtha Cracking Center·나프타 분해시설)와 비슷하다. 하지만 나프타는 물론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유분을 원료로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난다.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한화토탈만 NCC를 보유하고 있으며 석유화학기업으로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대한유화 등이 크래커 시설을 갖고 있다.



다양한 유분을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GS칼텍스는 MFC 시설이 기존 설비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의 경우 정제 과정에서 에탄·부탄·프로판·가스오일 등을 많이 생산해내고 있어 이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나프타 생산량이 많으면 휘발유 생산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 유분을 원료로 활용할 경우 MFC 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신규 석유화학 제품군 생산과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연간 4,000억원 이상의 추가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업계에서도 70만톤의 에틸렌 생산 규모만 봐도 최근 에틸렌 가격을 고려하면 연간 1조원가량의 매출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건설 과정에서 200만명의 일자리 창출과 1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의 석유화학사업 진출은 결국 정유사업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GS칼텍스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넘을 때는 오히려 적자를 냈다.

허 회장 역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지난해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으며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변화하는 사업환경에서도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균형 잡힌 미래성장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한다. 한동안 대규모 투자가 없었던 터라 화학사업 투자를 통해 성장의 교두보를 확보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미국의 에탄크래커(ECC) 설비 증가와 맞물려 에틸렌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같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학제품 수요와 함께 고려해야 하겠지만 글로벌 에틸렌 공급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정유사업 이익률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GS칼텍스 입장에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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