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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이공계 대책 세워라"] 최대 호황 누리지만 인력 부족 시달리는 반도체

연 2만8,000여명 모자라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7월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반도체 인력 수급 문제에 크게 봉착했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역설적 상황에 대한 토로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타 직종과 달리 공학계열에서만 유독 인력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연평균 2만8,000여명의 공학계열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됐다.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주요 산업군의 대기업들은 사정이 그나마 낫다는 평가다. 하지만 2·3차 협력사로 이어지는 중소기업업계는 특히 심각한 이공계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일단 시장에 공급되는 인력 자체가 부족하고 겨우 잡아두더라도 이내 대기업으로 옮겨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방 중소 반도체 업체에 근무하다가 최근 대기업으로 이직한 8년차 엔지니어 A씨는 “근무 여건도 여건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다니는 회사를 얘기했을 때 몰라주는 게 특히 속상했다”면서 “웬만큼 실력을 쌓아 이직하는 선배 엔지니어들이 수두룩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직하지 않고 남아 있으면 능력 없는 엔지니어로 보이기까지 한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자 기업들은 이공계 우수 인력 확보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LG그룹은 매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 등 오너 경영인이 참가하는 ‘LG테크노컨퍼런스’를 개최한다. 현지 유수 대학에서 유학하고 있는 이공계 석박사급 인력이 대상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연구소나 공장이 주로 지방에 있어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하는 형국”이라면서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기업 차원에서 고민하고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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