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방이 어떤 가방인지 아십니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8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 포럼(GEEF)’에 참석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 발표를 하던 와중에 청중들에게 돌발 질문을 던졌다.
최 회장이 들고 있던 가방은 SK이노베이션(096770)이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모어댄’이 만든 것이다. 모어댄은 자동차 가죽 시트 등을 활용해 가방과 지갑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사이클링 업체다.
최 회장의 느닷없는 질문에 청중들은 어리둥절해했지만 잠시 후 한 명이 “아이돌 그룹 ‘빅뱅’이 메는 가방”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최 회장은 “절반만 맞췄다”며 “정확히는 방탄소년단으로 사회적 기업인 모어댄이 만든 것”이라고 답해줬다. 그리고 “자동차가 가방이 된 것이고 취약계층과 탈북자가 취업해서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최 회장이 모어댄의 가방을 들고 나온 이유는 단순 명료했다. 모어댄의 가방은 기업이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면서 취약계층 등에 일자리를 제공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물건이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최 회장은 이날 포럼 강연을 통해 “경제·사회 가치 동시 추구해야 기업 생존할 수 있다”며 “SK만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니 더 많은 영리 기업들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최 회장은 강연이 끝난 후 반기문 전 국제연합(UN) 사무총장과 김용학 연세대 총장과의 대담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기회고 가치를 느끼게 되면 시장이 생기게 된다”며 “세상은 이미 그렇게 변하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 속도를 좀 더 빨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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