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채권 금리 상승세(채권 가격 하락)가 소폭 완화되기는 했지만 글로벌 금리 상승 압박이 지속되며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노출된 충격 요인들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금리의 상승세가 둔화되겠지만 경기회복을 반영하며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채권은 물론 해외 채권 시장 투자에서 적절한 리스크 관리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9일 3년물 국고채 금리는 0.6bp(1bp=0.01% 포인트) 오른 2.278%, 10년물은 1.3bp 상승한 2.757%를 기록했다. 미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이 장중 2.883%로 4년 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3년물을 9,558계약 파는 반면 10년물을 6,397계약 사들이며 리스크를 관리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수준이 높아졌지만 채권 매수로 전환하기에는 투자 위험이 높다”며 “금리 변동성은 트레이딩 기회로 접근하고 투자심리가 안정되기까지 위험 관리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외 금리 방향성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평가다. 주요국 금리 인상 우려와 물가 상승세는 최근 금리 급등세에 어느 정도 반영됐지만 현재까지는 기대일 뿐 실제 인플레이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신 연구원은 “물가가 정책 목표에 수렴하는 데 그칠 것인지 그 이상의 상승 압력이 나타날지 확인해야 한다”며 “이후 금리 흐름은 또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국내 채권 시장은 선진국 채권 시장 흐름과 연동돼 움직이고 있어 해외 주요국의 이벤트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물가 결과가 국내 채권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낮다면 국내 채권 금리 역시 진정세를 보일 것이 유력하다. 미국 소비자물가의 시장 예상치는 전년 동기 대비 1.7% 수준이다. 이 수준보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게 나온다면 채권 매도세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도에 따라 오는 3월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의 방향성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발행이 최대 80%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시장에 부정적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2018회계연도(2017년 10월~2018년 9월) 국채 발행액이 1조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년 대비 80% 증가한 수치다. 2019년과 2020년 조달액은 각각 1조830억달러, 1조1280억달러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국채 발행 증가는 미국의 감세 조치와 국방비 증가의 영향이 크다. 세수가 줄고 씀씀이가 늘어나면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는 더 커진다. 미국 정부가 국채를 더 발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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